사람과의 거리/작자 미상 사람과의 거리 나무 한 그루의 가려진 부피와 드러난 부분이 서로 다를 듯 맞먹을 적에 내가 네게로 갔다 오는 거리와 네가 내게로 왔다 가는 거리는 같을 듯 같지 않다. 하늘만한 바다 넓이와 바다만큼 깊은 하늘빛이 나란히 문 안에 들어서면 서로의 바람은 곧잘 눈이 맞는다. 그러나, .. **시의 나라 2016.04.25
자연에게서 배운 것/헨리 데이빗 소로우 자연에서 배운 것 /헨리 데이빗 소로우 여기 전에 알지 못하던 어떤 분명하고 성스런 약이 있어 오직 감각뿐이던 내게 분별력이 생겨 신이 그러하듯 사려 깊고 신중해진다. 전에는 듣지 못하던 귀와 보지 못하던 눈에 이제는 들리고 보인다. 세월을 살던 내가 순간을 살고 배운 말만 알던 .. **시의 나라 2016.04.22
어부/괴테 어부 /괴테 물이 좔좔 흘렀다. 물이 불었다. 어부 한 사람 그 옆에 앉아서 잔잔하게 낚시 바늘을 바라보았다. 가슴까지 서늘해졌다. 그가 앉아서 귀를 모으자 물살이 위로 솟구치더니 갈라진다. 출렁이는 물 속에서 젖은 영인 한 사람이 불쑥 올라온다. 그녀가 그에게 노래했다. 그에게 말.. **시의 나라 2016.04.21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만 있다면 내 삶은 헛되지 않아요 내가 만일 한 생명의 아픔을 덜어 주고 고통 하나를 식혀 줄 수 있다면 그리고 또한 힘이 다해가는 로빈새 한 마리를 그 둥지에 다시 올려 줄 수만 있어도 나의 삶은 결코 헛되지 .. **시의 나라 2016.04.20
소네트 143/셰익스피어 소네트 143 /셰익스피어 조심스런 아낙이 둥우리에서 빠져나간 닭을 잡으려고 뛰어가면서 어린애를 내려놓고, 잃으면 안 될세라 닭을 따라 천방지축 달리니 버림받은 아이는 엄마 뒤를 따라가며 엄마를 붙잡으려 울부짖는데, 엄마는 오직 바로 코 앞에서 달아나는 닭을 쫓을 뿐 불쌍한 아.. **시의 나라 2016.04.19
별들의 침묵/데이비드 웨이고너 별들의 침묵 /데이비드 웨이고너 한 백인 인류학자가 어느 날 밤 칼라하리 사막에서 부시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은 별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시맨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없어 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가 농담을 하고 있.. **시의 나라 2016.04.18
소네트 30/셰익스피어 소네트 30 /셰익스피어 차분히 고요한 생각의 모임으로 옛 일들이 추억을 불러들이면 사라져 버린 것이 많아서 한숨지으며 해묵은 슬픔으로 그리운 시간의 소멸을 새삼 울어요. 종말 없는 죽음의 밤 속에 숨은 귀한 동무들. 흐를 줄 모르던 눈물에 눈이 잠겨요. 오래 전에 끝장 본 사랑의 .. **시의 나라 2016.04.16
포기하지 말아요/클린턴 하웰 포기하지 말아요 /클린턴 하웰 때때로 그렇듯 일이 잘못될 때, 앞에 언덕길만 계속되는 것 같을 때, 주머니 사정이 나쁘고 빚이 불어날 때, 웃고 싶지만 한숨만 나올 때, 근심이 마음을 짓누를 때, 쉬어야겠다면 쉬세요. 하지만 포기하지는 말아요. 때때로 그렇듯 인생이 풍파로 얼룩질 때,.. **시의 나라 2016.04.14
봄/빅토르 위고 봄 /빅토르 위고 봄이구나, 3월. 감미로운 미소의 달, 4월. 꽃피는 5월, 무더운 6월. 모든 아름다운 달들은 나의 친구들이다. 잠들어 있는 강가에 포플러 나무들 커다란 종려나무들처럼 부드럽게 휘어진다. 새는 포근하고 조용한 깊은 숲에서 파닥거린다. 초록의 나무들이 즐거워하고 해는 .. **시의 나라 2016.04.08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하인리히 하이네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하인리히 하이네 그들은 나를 괴롭히고 노하게 하였다. 파랗게 얼굴이 질리도록. 나를 사랑한 사람도 나를 미워한 사람도. 그들은 나의 빵에 독을 섞고 나의 잔에 독을 넣었다. 나를 사랑한 사람도 나를 미워한 사람도. 그러나 가장 괴롭히고 화나게 하고 서럽게 .. **시의 나라 201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