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침묵
/데이비드 웨이고너
한 백인 인류학자가
어느 날 밤 칼라하리 사막에서
부시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은 별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시맨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없어 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가 농담을 하고 있거나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고 여기면서.
농사를 지은 적도 없고
사냥할 도구도 변변치 않으며
평생 거의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온
두 명의 키 작은 부시맨이
그 인류학자를
모닥불에서 멀리 떨어진 언덕으로 데려가
밤하늘 아래 서서 귀를 기울였다.
그런 다음 한 사람이 속삭이며 물었다.
이제는 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느냐고.
그는 의심스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리 해도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부시맨들은 그를 마치 아픈 사람처럼
천천히 모닥불가로 데려간 뒤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
참으로 안된 일이라고, 참으로 유감이라고.
인류학자는 오히려 자신이 더 유감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자신과 자신의 조상들이
듣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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