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사람과의 거리/작자 미상

샬롬이 2016. 4. 25. 21:55





사람과의 거리






나무 한 그루의 가려진 부피와 드러난 부분이

서로 다를 듯 맞먹을 적에

내가 네게로 갔다 오는 거리와

네가 내게로 왔다 가는 거리는

같을 듯 같지 않다.



하늘만한 바다 넓이와 바다만큼 깊은 하늘빛이

나란히 문 안에 들어서면

서로의 바람은 곧잘 눈이 맞는다.

그러나, 흔히는 내가 너를 향했다가 돌아오는 시간과

네가 내게 머물렀다 떠나가는 시간이

조금씩 비껴가는 탓으로

우리는 때 없이 송두리째 흔들리곤 한다.



꽃을 짓이기며 얻은 진한 진액에서

꽃의 아름다움을 찾아보지 못하듯

좋아하는 사람 곁에 혹처럼 들려붙어 있어도

그 사람과의 거리는 가까워지지 않는다.



꽃과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앞에 있을 때 굳이 멀리 두고 보듯 보아야 하고

멀리 있을 때 애써 눈앞에 두고 보듯 보아야 한다.



누구나 날 때와 죽을 때를 달리하는 까닭에

꽃과 꽃처럼 아름다운 이에게 가는 길은

참으로 이 길밖에 딴 길이 없다 한다.




- 작자 미상, 암브로시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