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동(大山洞)/白石 대산동(大山洞) /백석(白石) *비얘고지 비얘고지는 제비야 네 말이다 저 건너 노루섬에 노루 없드란 말이지 *신미두 삼각산엔 *가무래기만 나드란 말이지 비얘고지 비얘고지는 제비야 네 말이다 푸른 바다 흰 한울이 좋기도 좋단 말이지 해맑은 모래장변에 *돌비 하나 섰단 말이지 비얘고.. **시의 나라 2013.04.15
꼴두기/백석(白石) 꼴두기 /백석(白石) 산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물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멸십 년 도를 닦어 피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孫子)의 병서(兵書)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쭝.. **시의 나라 2013.04.13
그 봄의 부름/주요한 그 봄의 부름 /주요한 내 맘은 언제든지 저기 저기 봄에 진달래꽃 피는 땅, 하늘 높고 산그림자 푸르른 그 봄의 부름을 좇아갑니다. 눈물은 시내에 떨어져 금모래 되고 웃음은 바람에 실려 제 넘어가 님동산에 얌전한 복사꽃 피던 꿈나라의 봄은 다시 못 돌아옵니다. 다시 못 돌아오는 그 .. **시의 나라 2013.04.07
양을 몰고/박목월 양을 몰고 /박목월 양을 몰고 개울을 건널 일을 생각한다. 그 순하고 어질고 어린것을 몰고 맑은 냇물을 건너는 그것이 나의 생애가 될 순 없지만. 평화로운 풍경이여. 악착같은 삶에의 집착과 성의 손마디마다 구둣살이 박히고 발바닥에는 티눈 짓이겨가며 사는 생활의 길에서 나는 양을.. **시의 나라 2013.04.04
잠/워즈워드 잠 /워즈워드 한가로이 지나가는 한 떼의 양 떨어지는 빗소리, 중얼거리는 벌 소리, 강물, 바람과 바다, 평탄한 들, 희게 펼쳐진 수면, 맑은 하늘. 이 모든 것 하나하나 차분히 생각해 보아도 도무지 잠 못 이루고 누워 있을 제 과수원에서 처음 지저귀는 작은 새들의 노래를, 그리고 구슬피.. **시의 나라 2013.04.04
세속에 너무 깊이/워즈워드 세속에 너무 깊이 /워즈워드 우리는 세속에 너무도 깊이 파묻혔다. 한밤중까지 그리고 새벽에도 벌고 쓰는 일에 우리의 힘을 헛되이 소모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은 알아보지도 못하고, 마음마저 저바리니 오, 이 얼마나 옹졸한 흥정인가! 달빛을 향해 젖가슴을 드러낸 이 바다, 끊임.. **시의 나라 2013.04.04
부활절 아침의 기도 /박목월 부활절 아침의 기도 /박목월 주여 저에게 이름을 주옵소서. 당신의 부르심을 입어 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주여 주여 주여 태어나기 전의 이 혼돈과 어둠의 세계에서 새로운 탄생의 빛을 보게 하시고 진실로 혼매한 심령에 눈동자를 베풀어 주십시오. '나'라는 이 완고한 돌문을 열리.. **시의 나라 2013.04.01
크고 부드러운 손/박목월 크고 부드러운 손 /박목월 크고 부드러운 손이 내게로 뻗혀온다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펴고 거득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온다. 인간의 종말이 이처럼 충만한 것임을 나는 미처 몰랐다 허무의 저편에서 살아나는 팔, 치렁치렁한 성좌가 빛난다. 멀끔한 목언저리쯤 손가락 마디 마디마다 그것.. **시의 나라 2013.04.01
결혼/H.S. 라이스 결혼 /H. S. 라이스 결혼이란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하나 됨 사랑이란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한 가슴에 어여삐 드리운 가냘푼 꿈의 실타래 한데 엮어 매듭한 순수한 기적이라오 - 그러나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가슴 사로잡는 "무궁한 환희" 란 사랑이 자라서 이뤄져 알알이 영그는 아름다.. **시의 나라 2013.03.23
사랑법/강은교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 **시의 나라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