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꼴두기/백석(白石)

샬롬이 2013. 4. 13. 12:54

 

 

 

 

 

 

꼴두기

 

 

 

 

/백석(白石)

 

 

 

 

산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물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멸십 년 도를 닦어 피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孫子)의 병서(兵書)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쭝얼댄다

 

 

그러나 시방 꼴두기는 배창에 너부러져 새새끼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

뱃사람들의 언젠가 아홉이서 회를 쳐먹고도 남어 한 깃씩 노나가지고 갔다는

크디큰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

 

 

갈매기 날어난다

 

 

*들망 :후릿그물. 바다나 큰 강물에 넓게 둘러치고

여러 사람이 그 두 끝을 끌어당기어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

*깃 :각기 앞으로 돌아오는 몫. 자기가 차지할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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