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두기
/백석(白石)
산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물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멸십 년 도를 닦어 피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孫子)의 병서(兵書)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쭝얼댄다
그러나 시방 꼴두기는 배창에 너부러져 새새끼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
뱃사람들의 언젠가 아홉이서 회를 쳐먹고도 남어 한 깃씩 노나가지고 갔다는
크디큰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
갈매기 날어난다
*들망 :후릿그물. 바다나 큰 강물에 넓게 둘러치고
여러 사람이 그 두 끝을 끌어당기어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
*깃 :각기 앞으로 돌아오는 몫. 자기가 차지할 물건.
'**시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은 저물고/롱펠로 (0) | 2013.04.21 |
---|---|
대산동(大山洞)/白石 (0) | 2013.04.15 |
그 봄의 부름/주요한 (0) | 2013.04.07 |
양을 몰고/박목월 (0) | 2013.04.04 |
잠/워즈워드 (0) | 2013.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