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91/셰익스피어 소네트 91 /셰익스피어 어떤 이는 가문을, 어떤 이는 재간을, 어떤 이는 재산을, 어떤 이는 완력을, 어떤 이는 옷차림을 --망칙스런 유행이지만-- 어떤 이는 사냥매. 사냥개. 사냥말을 뽐냅니다. 모두 제 성격에 따라 유독 좋아하는 물건이 있지요. 하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것은 내 성에 차지.. **시의 나라 2013.07.23
철길/김정환 철길 /김정환 철길이 철길인 것은 만날 수 없음이 당장은, 이리도 끈질기다는 뜻이다. 단단한 무쇳덩어리가 이만큼 견뎌 오도록 비는 항상 촉촉히 내려 철길의 들끓어 오름을 적셔 주었다. 무너져 내리지 못하고 철길이 철길로 버텨 온 것은 그 위를 밟고 지나간 사람들의 희망이, 그만큼 .. **시의 나라 2013.07.18
외로움/주요한 외로움 /주요한 나는 옛날 聖徒의 걸음으로 외로움의 깊은 골에 홀로 나려가며 추억의 무거운 바다, 물 밑에 엎드려 나의 난 날과 모든 해를 이로 짓씹고, 지난날의 뜬생각 우에 재를 뿌리려 한다. 나는 내 몸을 누르는 各各 옷을 벗어던지고 붉은 살로 얼음과 뜨거움을 능히 견디며 도올 .. **시의 나라 2013.07.16
인간의 한계/괴테 인간의 한계 /괴테 태초의 성부(聖父)가 굴러가는 구름에서 의연한 손으로 축복의 빛을 지상에 뿌릴 때 나는 그의 옷섶 끝에 입맞추노라 어린아이 같은 두려움이 가슴에 꽉 찬다. 그럴 것이, 어떤 인간도 신들과 겨루어서는 안 되니까. 그가 만일 고개를 위로 들어 정수리가 별에 닿는다면.. **시의 나라 2013.07.13
신록/서정주 신록 /서정주 어이할거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덜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 **시의 나라 2013.07.02
서러운 노래라도 부르자/노천명 서러운 노래라도 부르자 /노천명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 **시의 나라 2013.07.02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 비파행(琵琶行) /백거이(白居易) 심양강 가에서 밤에 나그네를 배웅할 때 단풍잎 갈대꽃 위로 가을바람 소슬하다.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님은 배 안에 있어 술잔 들어 이별주를 마시려 해도 풍악이 없구나. 취한 마음 기쁘지 않고 이별의 슬픔만 처절한데 헤어질 때 망망한 강에는 달빛.. **시의 나라 2013.06.30
패랭이꽃(카네이션)/정습명 패랭이꽃(카네이션) /정습명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사랑해서 동산에 가득히 심어서 기른다 그렇지만 황량한 들판에도 예쁜 꽃 피어난 줄은 아무도 모르네. 그 빛깔은 시골 연못에 달빛이 스민 듯 향기는 언덕 위 나무 향기를 바람결에 풍겨 온다. 땅이 후미져서 귀한 분들 오지 않아 아리.. **시의 나라 2013.06.28
여산의 참 모습/송 쑤스 여산의 참 모습 /송 쑤스 옆으로 보면 산줄기 가로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게 저마다 다르구나 여산의 참 모습 알 수가 없는 건 내가 이 산 속에 있기 때문 題西林壁 宋 蘇軾 橫看成嶺側成峰, 횡간성령측성봉 遠近高低各不同, 원근고저각부동 不識廬山眞面目, 부식여산진면목 只.. **시의 나라 2013.06.27
철원에서, 어느 자서전/고은 63주년 6.25을 맞이하여 고통스럽고 비참했던 그 날을 상기하자! 북한의 무력도발 전쟁으로 인해 동족상잔은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참전용사들과 슬픔에 잠겨 있는 이산가족들을 위로 합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이 늘 함께 하시옵소서!!! 철원에서, 어느 자서전 /고은 휴전.. **시의 나라 201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