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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나라

패랭이꽃(카네이션)/정습명

샬롬이 2013. 6. 28. 01:38

 

 

 

 

 

패랭이꽃(카네이션)

 

 

 

/정습명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사랑해서

동산에 가득히 심어서 기른다

그렇지만 황량한 들판에도

예쁜 꽃 피어난 줄은 아무도 모르네.

그 빛깔은 시골 연못에 달빛이 스민 듯

향기는 언덕 위 나무 향기를 바람결에 풍겨 온다.

땅이 후미져서 귀한 분들 오지 않아

아리따운 자태를 농부에게 맡긴다.

 

 

 

<감상>

세상사람들은 부귀영화를 좋아하기에 모란꽃을 가꾼다.

그러나 들판에 피어난 패랭이꽃 (카네이션 재래종)은

연못에 달이 스민 듯 곁은 붉어도 속은 희빛 아련하고,

은은한 향기는 언덕 나무들 냄새 같은 꽃.

외진 곳에 피기에 귀한 분 만나기 어려워도

애교 부리는 데는 농부만으로도 족하다네.

고려 중기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작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조촐한 삶, 소박한 미가 곧 한국인이 찾고자 하는

전통적인 삶의 자세가 아닐까?

요즈음 현대인들도 정원에 피는 꽃보다 야생화를 즐겨 찾는다.

바로 이 시인과 동심이라 하겠다.

 

 

           

정습명(?~1151) : 고려 의종(毅宗)때의 중신. 향공(鄕貢)으로 문과에 급제. 

한림학사.최충(崔沖), 김부식(金富軾)과 시폐 십조(詩弊十條)를 

인조(仁祖)에게 올렸으나 거부당했음. 의종 즉위 후 선왕의 유명(遺命)을 받들어

거침없이 간(諫)함으로써 왕의 미움을 삼. 또 폐신(嬖臣)들의 무고가 있자 자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