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외로움/주요한

샬롬이 2013. 7. 16. 12:11

 

 

 

 

 

 

외로움

 

 

 

 

/주요한

 

 

 

 

나는 옛날 聖徒의 걸음으로

외로움의 깊은 골에 홀로 나려가며

추억의 무거운 바다, 물 밑에 엎드려

나의 난 날과 모든 해를 이로 짓씹고,

지난날의 뜬생각 우에 재를 뿌리려 한다.

나는 내 몸을 누르는 各各 옷을 벗어던지고

붉은 살로 얼음과 뜨거움을 능히 견디며

도올 줄 모르는 나의 상처를

찬바람과 날카론 빗으로 문질므로

나의 살에 참된 사랑을 맛보기를 원한다.

 

 

외로움은 뜨거움 없는 빛과 같다.

지금 이 기이한 굴 안에 광채가 가득하매

그 빛은 얼음같이 찬바람을 토한다.

나는 눈을 열 수 없고 물고기같이

외로움의 찬 빛을 호흡하며 浮沈한다.

아아<사랑한다>는 모든 것

몇 천 년 인류의 모든 겨레가 입으로 부르던

各色 가지의 <사랑>이란 말

그는 죽어 떨어진 꽃잎에 불과하다.

 오직 이 광채 휘황한 슬픔과 아픔의 날에

죽는 듯이 빠르게 나의 핏줄기는 뛴다.

 

 

물소리가 멀리 들린다, 외로이,

여기 밤과 어둠이 없다.

그러나 그 빛이 차기 얼음 같고

그 밝음은 잔혹히 뚫어보는 눈동자 같은매

스스로 헤아리고 사모하는 마음은

이 외롬의 쓴 빛 아래 더욱 간절하니

나는 이를 악물고 감사의 눈물로, 여기서

神에게 나의 발가벗은 기도를 드리리라.

아아 그러나 이상하다, 고요한 울음소리가

저 멀리서 오는 듯이 마음속 깊은 데서

병에 넘치는 물같이 벼랑에 떨어지는 꿈같이

형언 할 수 없는 苦感과 快感을 가지고 온다.

나의 다문 입술은 때때로 떨리며

두 어깨는 어린아이와 같이 격노하였다.

이 같은 불안 속에 나는 소리를 들었노라.

<전에 슬픔의 바다에 잠기지 않은 자

또한 기쁨의 구름다리를 못 오르리라.

이미 있는 자, 시방 있는 자, 장차 있을 자,

너의 눈물을 네 환상 우에 쏟으라

거기서 너의 쓴 사랑을 찾으리로다>

 

 

폭풍우가 와서 나를 친다.

벗의 발자취 빈 공기를 통하여 가까이 온다.

색색의 그림자, 꿈, 혹은 나를 괴롭게

혹은 나를 즐겁게, 나의 귀와 눈과 살에 온다.

그러나 시방 나의 몸은 차고 또 더워

그 밖에 차기가 맑은 유리와 같고

그 안에 덥기가 풀무에 놀뛰는 火神 같다.

이리하여 기거운 침묵이 새벽처럼 와,

광채가 황홀한 기이한 굴속에

나는 맑게 개인 理智로 내 몸을

또 그 모든 지나간 날과 해를 잘 보며

후회도 없고 탄식도 없이 眩煌함도 다 가고,

소녀와 같이 純日한 애탐으로

제 몸과 그 모든 장래 올 날에 사랑을 붓는다.

 

 

 

이제 몸소 단련하는 외롬의 굴에 있으며,

언 바람과 칼 같은 광채에 붉은 상처를 내어주고

변함없고 다만 하나인 불꽃의<사랑>은

깜박임 없는 열정의 눈으로 영원히 지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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