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孤獨)/白石 고독(孤獨) /白石 나는 고독과 나란히 걸어간다 휘파람 호이호이 불며 교외(郊外)로 풀밭길의 이슬을 찬다 문득 옛일이 생각키움은 - 그 시절이 조아졌음이라 뒤산 솔밭 속에 늙은 무덤 하나 밤마다 우리를 맞어 주었지만 어떠냐! 그때 우리는 단 한 번도 무덤 속에 무엇이 묻혔는 가를 알.. **시의 나라 2014.07.10
적막강산/백석 적막강산 /백석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 **시의 나라 2014.07.08
소네트 68/셰익스피어 소네트 68 /셰익스피어 그러므로 그 분의 얼굴은 지나간 세상의 축소판이요, 아름다음이 자연의 꽃처럼 정말 살고 죽던 그 시절. 미의 사생아인 화장을 덕지덕지 붙이기 이전 또는 산 사람의 얼굴을 덮기 이전 죽은 자의 금빛 머리는 무덤의 소유인데도 잘리워 남의 머리에서 제 2의 생을 .. **시의 나라 2014.07.07
이대로 저대로/김삿갓 이대로 저대로 /김삿갓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쳐 가는 대로 물결쳐 가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고 저대로 부쳐두세 손님 접대는 제 집안 형세대로 하고 시장 흥정은 시세대로 하세 모든 일은 내 마음대로 같지 못하니 그렇.. **시의 나라 2014.07.05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당 두푸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당 두푸 좋은 비 시절을 알아 봄이 되니 이내 내리기 시작하네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소리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시네 들판길 구름 함께 낮게 깔려 어둡고 강 위에 뜬 배 불만 밝구나 이른 아침 붉으레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구나 **시의 나라 2014.07.03
세례를 위한 시/가브리엘 꾸장 세례를 위한 시 /가브리엘 꾸장 물속으로 들어가라 물이 네 갈증을 달래 줄 테니. 네 삶의 흐름 속으로 너를 데려다 줄 테니. 불을 꿈꾸라. 불이 네 몸을 덥혀 줄 테니. 불꽃이 네 영혼에 빛을 비출 테니. 별들을 바라보라. 성운들이 네 안에서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나.. **시의 나라 2014.07.01
한 방울의 눈물/레니타 드리저 한 방울의 눈물 /레니타 드리저 어느 날 나는 어떤 울음소리를 들었다. 자동차들의 소음 위로. 처음에 나는 그것이 새의 울음이나 어린 야생 동물의 울음이라 여겼다. 하지만 나는 길에 떨어진 내 가슴의 울음을 발견했다. 나는 울고 있는 나의 부서진 가슴을 주워 옷 속에 넣었다. 그것을 .. **시의 나라 2014.06.28
가엾은 수잔의 낮꿈/워즈워드 가엾은 수잔의 낮꿈 /워즈워드 우드거리 모퉁이에서 햇볕이 들면 내걸린 지빠귀가 목청 높이 운다. 벌써 삼년째, 가엷은 수잔이 이곳을 지나다 아침의 고요 속에 새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황홀한 가락, 어찌된 까닭일까? 불현듯 그녀는 본다. 솟구치는 산을, 나무들의 모습을 로드베리를 .. **시의 나라 2014.06.27
당신 곁에/S. P 슈츠 당신 곁에 /S. P 슈츠 나는 항상 당신의 이해 곁에 있습니다. 나는 항상 당신의 기쁨과 슬픔 대화와 미래에 대한 계획 속에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함께 있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는 항상 이곳에 당신과의 사랑 속에 함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시의 나라 2014.06.24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로저 핀치스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로저 핀치스 길이 너무 멀어 보일 때 어둠이 밀려 올 때 모든 일이 다 틀어지고 친구를 찾을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웃음 짓기가 어렵고 기분이 울적할 때 날려고 날개를 펴도 날아오를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세요 사랑하.. **시의 나라 201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