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이대로 저대로/김삿갓

샬롬이 2014. 7. 5. 09:31

 

 

 

 

이대로 저대로

 

 

 

/김삿갓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쳐 가는 대로 물결쳐 가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고 저대로 부쳐두세

손님 접대는 제 집안 형세대로 하고

시장 흥정은 시세대로 하세

모든 일은 내 마음대로 같지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살아가세

 

 

 

竹詩

 

 

 金삿갓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낭타죽

飯飯粥粥生此竹  반반죽죽생차죽

是是非非竹彼竹  시시비비죽피죽

賓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市井賣買歲月竹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감상>

 

별다른 해설이 필요 없다.

단지 '竹'을 훈독(訓讀)해야 제 맛이 난다.

중국인이 이 시를 읽는다면 제 맛이 날 수 없다.

내용은 모든 것을 순리대로 살 것이며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으니

그런대로 살아가라는,

달관한 철학자의 인생관이 들어있다.

 

김삿갓의 또 다른 시 한편을 감상해 보자.

방랑하면 굶주리기 십상이다.

가난한 집에 가서 대접을 받으며 읋은 시를 읽어보자.

 

 

 

 

 

밥상에는 고기가 없으니 채소 반찬이 권세 부리고

부엌에는 땔나무가 없어 울타리 뜯어 땔 판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밥 한 그릇을 나눠먹고

부지간에 나들이 할 때면 서로 옷을 빌려 입는구나

 

 貧吟

 

盤中無肉權歸菜   반중무육권귀채

廚中乏薪禍及籬   주중핍신화급리

婦姑食時同器食   부고식시동기식

出門父子易衣行   출문부자역의행

 

- 작자 -

金삿갓(1807~1863): 본명 김병연(金炳淵). 풍자시인.

조부(祖父)가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로 있다가

항복한 것을 수치로 여기고 일생동안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팔도를 방랑한 불우한 천재시인.

독특한 해학의 시를 씀. 수많은 한시가 전함.

후인들이 그의 시를 모아 시집을 만들었음.

소설가 정비석이 쓴 '김삿갓'도 있음.

 

 

- 한시의 멋과 풍류를 찾아서 <韓.中.日 漢詩 100選> -

-(이상익.이병한.이영구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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