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68
/셰익스피어
그러므로 그 분의 얼굴은 지나간 세상의 축소판이요,
아름다음이 자연의 꽃처럼 정말 살고 죽던 그 시절.
미의 사생아인 화장을 덕지덕지 붙이기 이전
또는 산 사람의 얼굴을 덮기 이전
죽은 자의 금빛 머리는 무덤의 소유인데도
잘리워 남의 머리에서 제 2의 생을 살기 이전.
죽은 미인의 터럭이 남을 치장하기 이전
그 분을 보면 저 성스런 옛 시절을 알 수 있소.
아무런 치장도 없는 진실한 자아 그대로
남의 푸르름을 취하여 여름을 만들지 않고
옛 모습을 훔쳐 자기 용모를 새로 꾸미지도 않소.
그러므로 자연은 그 분을 축소판으로 간수하여
헛된 화장술에게 옛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오.
解 * 여기의 그분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으나
시류에 물들지 않은 채로 진솔하게 늙은 인격자이다.
셰익스피어는 타고난 그대로의 아름다운 용모를 좋아했고,
당시 사치풍조의 도입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화장술에 대하여
대한한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
본래 색소를 기름에 개어서 장례식 대 시체의 얼굴에 바르던 것이
근대 화장술의 시초라고 하며, 시체의 두발을 잘라서 가발을 만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화장은 본래 부자연스런 음침한 기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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