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의 단상 6 /이해인 해질녘의 단상 6 /이해인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 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 **시의 나라 2014.12.06
성탄제/김종길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에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 **시의 나라 2014.12.05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용혜원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용혜원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 없이 .. **시의 나라 2014.12.04
화염 경배/이면우 화염 경배 /이면우 보일러 새벽 가동중 화염투시구로 연소실을 본다 고맙다 저 불길, 참 오래 날 먹여 살렸다 밥, 돼지고기, 공납금이다 저기서 나왔다 녹차의 쓸쓸함도 따라나왔다 내 가족의 웃음, 눈물이 저 불길 속에 함께 타올랐다 불길 속에서 마술처럼 음식을 끄집어내는 여자를 경.. **시의 나라 2014.12.03
작은 것을 위하여/이기철 작은 것을 위하여 /이기철 굴뚝새들은 조그맣게 산다 강아지풀 속이나 탱자나무 숲 속에 살면서도 그들은 즐겁고 물여뀌 잎새 위에서도 그들은 깃을 묻고 잠들 줄 안다 작은 빗방울 일부러 피하지 않고 숯더미 같은 것도 부리로 쪼으며 발톱으로 어루만진다 인가에서 울려 오는 차임벨 .. **시의 나라 2014.12.02
별들은 따뜻하다/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 **시의 나라 2014.12.01
그 나라를 아시나요/괴테 그 나라를 아시나요 /괴테 무화과 꽃 피는 그 나라를 아시나요, 검은 잎으로 금빛 오렌지가 불타오르고 푸른 하늘엔 잔잔한 바람이 이네, 도금양나무는 조용히, 월계수는 높이 서 있는 그 나라를 아시나요? 거기로 가시오! 거기로 나는 너, 아 내 애인과 함께 가고 싶구나! 그 집을 아시나.. **시의 나라 2014.11.29
의족을 한 남자/제임스 테이트 의족을 한 남자 /제인스 테이트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남자가 감옥을 탈출하다가 붙잡혔다. 간수들은 그의 의족을 빼앗아 버렸다. 날마다 그는 한쪽 다리를 한 채로 언덕을 넘고 강을 건너 밤에 가서 강제 노동을 해야만 했다. 일 년이 지나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간수들은 그의 의족을.. **시의 나라 2014.11.28
둘이 함께라면 행복한 일생을 가꿀 수 있어요/윌리엄 스콧 갤러소 둘이 함께라면 행복한 일생을 가꿀 수 있어요 /윌리엄 스콧 갤러소 우리 두 사람은 진지한 약속과 신성한 믿음이 주는 기쁨을 함께 나누죠. 우린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랑의 선물을 주었어요. 맨 처음 사랑이 싹틀 때처럼 정직한 마음으로 소중하게 가꾸고 키워 나가기로 해요. 우리 진.. **시의 나라 2014.11.27
쉴러가 수합한 <연간 시집>(1797)의 '크세니엔' 중에서 1. 쉴러가 수합한 <연간 시집>(1797)의 * '크세니엔(Xenien)' 중에서 /괴테 * '크세니엔'은 라틴어로 '초대받은 손님에게 주는 선물'이란 뜻인데 제목과는 달리 날카롭고 비판적인 단시(Distichon, 2행시) 모음이며 괴테와 쉴러의 1796년 공동 작업이다. 시 한 편을 함께 썼거나 쉴러가 쓴 부분은 .. **시의 나라 201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