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새/천상병

샬롬이 2017. 9. 2. 07:34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이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마리 새




* 시와 해설


죽음으로 삶을 되돌아보는 방법을 통해

비로소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게 된

시인에게서 우리는 깊은 혜안을 갖고 있는

선승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난하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시인의 태도는 그로 하여금 죽음도 두렵지 않는

삶의 달관을 갖게 해 준다.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민예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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