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엄한지고
/김경진 목사
호랑이는 지금 생각해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정말 큰일날 뻔했고 인생이 아니라 호생이 결단날 뻔했던 것이다.
오늘 낮에 먹이를 찾느라 어슬렁거리며 숲을 헤맸는데
날카롭게 생긴 사냥꾼이 쳐놓은 덫을 보지 못하고 밟을 뻔했는데
늑대가 소리치는 바람에 겨우 위기를 면했다.
사냥꾼에게 잡혀가서 가죽을 벗겨졌던지
아니면 발목이 꽉 잘렸을 것을 생각하니
식은 땀이 흐느는 게 털 때문만은 아니었다.
생각해 보니 너무 고마워 이를 어떻게 갚을까 생각하다가 늑대를 불렀다.
"늑대야, 어제 네 덕택에 내가 목숨을 용케 건졌는데 대단히 고맙다.
암, 고맙고 말고 내가 은혜를 갚아야 겠는데 네 소원은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 고 하자
늑대가 고개를 푹 떨구고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얼굴에 미소를 띄고서는 "아뢰옵기 황송하노나" 하며 머뭇거리자,
호랑이가 선심을 쓰는 듯 빨리 말하라고 재촉했다.
늑대는 뻔뻔한 얼굴로 "죄송하오나 대왕께서 말씀하신대로
나라의 절반을 제게 주시면 감사하겠나이다"고 아뢰자
호랑이의 안색이 확 달라지며 "그래? 나라의 절반이라고?
이 녀석, 구할 것을 구해야지. 무례하게." 하더니 늑대를 홀랑 잡아먹었다.
"무엄하게스리. 네 놈이 내 뱃속에 있으면 나라가 다 네것이지" 하고 중얼거렸다.
<베드로의 묵상>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합니다.
권력(궁궐)은 너무 가까이 하면 화상을 입고
너무 멀리하면 동상에 걸리기 쉽습니다.
나라의 절반을 나누어 오래 유지된 나라는 역사에 없습니다.
<말씀의 조명>
"미련한 자에게 영예를 주는 것은
돌을 물매에 매는 것과 같으니라"
(잠언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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