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박각시 오는 저녁/백석

샬롬이 2013. 8. 26. 20:50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가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휑하니 열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석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 박각시나방. 해질 무렵에 나와서 주로 박꽃 등을 찾아 다니며

긴 주둥아리 호스로 꿀을 빨아 먹으며 공중에 난다.

날면서 먹이를 먹는 까닭에 언제나 소리가 붕붕하게 크게 난다.

주락시 : 주락시 나방.

한불 : 상당히 많은 것들이 한 표면을 덮고 있는 상태

돌우래 : 말똥벌레나 땅강아지와 비슷하나 크기는 조금 더 크다.

땅을 파고 다니며 '오르오르' 소리를 낸다.

곡식을 못 살게 굴며 특히 콩밭에 들어가서 땅을 판다.

팟중이 :메뚜기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크기는 3.2cm~4.5cm 정도로 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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