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주요한
비 개인 뒤에 농부는 논에 나갔다.
바람이 산봉우리로 나려와서
김 오르는 밭이랑과 논두렁으로
춤을 추며 지나갔다.
검은 물새가 논에서 논으로
놀리는 듯이 소리치면서 날아갔다.
기나긴 여름해가 말없이 쪼이는 것은
농부의 속을 헤아려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기다릴 줄 아는 우리 농부는
자랑하듯 긴 한숨을 들이마시고
시방은 무섭게도 푸르른 넓은 벌에
금빛 물결이 흐늑일 가을을 확실히 보았다.
농부
/주요한
비 개인 뒤에 농부는 논에 나갔다.
바람이 산봉우리로 나려와서
김 오르는 밭이랑과 논두렁으로
춤을 추며 지나갔다.
검은 물새가 논에서 논으로
놀리는 듯이 소리치면서 날아갔다.
기나긴 여름해가 말없이 쪼이는 것은
농부의 속을 헤아려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기다릴 줄 아는 우리 농부는
자랑하듯 긴 한숨을 들이마시고
시방은 무섭게도 푸르른 넓은 벌에
금빛 물결이 흐늑일 가을을 확실히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