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작은 둥지들의 행복 /작은천사

샬롬이 2012. 1. 17. 20:14

 

 

 

 

 

 

작은 둥지들의 행복

 

 

 

/작은천사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에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우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어릴 때는 이런 동요를 부르면서 설날을 기다리기도 했다.

설빔 준비에 한창인 방안에선 호롱불에 불을 밝혀  가래떡 썰기에 바쁘신

엄마의 손길은 또박또박 박자를 맞추어 납짝한 타원형의 달을 만들어 쏟아 내시며

굳은 손바닥을 어루 만지기도 하셨다.

옆에서 한참 보고 있다가 따라 한답시고 칼을 만질라 치면

한석봉의 엄마와 같은 울엄마 왈

 "야야~마~놔두라~ 조가비 같은 손이 뭐 한다구.......공부나 좀~해라 마아~"

언제나 엄하시면서도 사랑을 많이 주시던 모습이 선해 온다.

한복도 손수 지어서 입히시고는 머리까지 잘 다듬어 주시던 손길은

언제나 잊지 못하여 시장길을 가다 보면 색동옷을 걸어 놓은 가게에 눈길이 가곤 한다.

알록달록한 고운 빛깔의 옷들이 예쁜 아가들의 새배하는 모습도 떠올리기도 하면서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엔 가정의 작은 둥지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자손 대대로 하늘의 뜻을 져버리지 말고 올바르게 살아 갈 것을 다짐 할 것이다.

 

  또, 명절날이 올때면 떠오른 일들도 있다.

백년 손님이신 형부라도 오시는 날에는 울아부지 닭장에 가셔서 씨암닭 잡으시는데

반쯤 잡았는데 두상없이 닭은 도망치고 있어 따라 잡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몸통만 가진 닭은 쥐띠이신 울아버지의 기운을 다 뺏어 놓고는 뜨거운 솥으로 직행 되었다.

이처럼 집집마다 명절날에는 부자가 되어 맛있는 것도 배불리 먹고

편을 짜서 척사놀이도 신명나게 한다. 서로 이기려고 목이 쉬도록 응원을 하며

도,개,글,윷,모로 잡아 먹기도 하고 업어 가기도 해서 골인점에 도달하여

먼저 이긴팀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러다가 배가 추출하면 수정과 한 그릇으로 열기를 식히기도 하며

설날은  가족 친지들의 화합의 날로 보내기도 했었다. 

 

   얼마 전, 오래된 은행나무에 까치둥지들의 모양을 보았다.

아래 윗층으로 다닥 붙어 지은 작은둥지가  까치들의 가족들이 힘겹게

하나씩 입으로 물고 온 가지들을 차곡차곡 쌓아 지은 궁전과 같은 신비한 곳으로 보였다.

살며시 닥아가서 올려다 보니 까치뿐만 아니라 작은 새들도 함께 살고 있는듯 보였다.

새들도 한지붕에 세가족처럼 한 나무에 다섯 가족들이 나눠 세대로 살아  둥지를 보호하며

밝아 오는 아침 햇살과 황혼이 지는 서산을 바라보며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지도 몰랐다.

까치들도 둥지가 있으므로 한 무리들이 모여 서로를 챙겨주며 반겨주느라

높은 나무 가지에서 날개짓하며 기쁨과 슬픔을 서로 나누어 가지며

새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새봄이 오면 희망의 노래를 부르리라!

오래된 흙담 옆으로 걸어가는 나그네의 렌즈에도

행복은 작은 둥지에서 부터 온 세상을 향하여 펼쳐짐을 느끼며

잘 가꾸고 보듬어 안아 주어야 하리라고 생각했다. 

 

 

 

- 둥지들에게 희망을....-

 

가지 끝에 둥지을 틀어 올린 새들처럼

힘겨울 때도 있고 노래할 때도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쌓아 둔 것은 없어도 보살펴 주는 힘과 

넉넉한 마음과 행복한 웃음이 넘치고

서로의 숨김없는 마음을 터 놓으면서....

 

허물어진 담과 같이 뚫어진다 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터전을 다지고

더욱 단단하게 차곡차곡 생기를 불어 넣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