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픈 너를 기다린다!
구정이 며칠 남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타향살이에 고달파하면서도
명절만큼은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그리며
마음은 오로지 그곳으로 향한다.
늙으신 부모님께서도 귀여운 손주들과
자녀들의 보고픔으로 손꼽아 기다리며
언제나 바쁜 걸음으로 행복한 마음이 된다.
이처럼 어느 곳에 있든지 생명이 살아있는 한,
피붙이들은 서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여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산가족들은
철조망이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한 많은 세월 속에 쓸쓸한 명절을 보낸다.
전쟁의 피난길에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과
자식을 그리는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눈물의 기도는 끊어질 않고 통곡이 되어
하늘에 사무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창세기 28:15)
주구산에 올라 먼 산등성을 바라봤다.
바람 따라 도포를 휘날리며 금방이라도
나타나실 것만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굽이진 산길에 일렁거렸다.
숲길에서 발견한 마른 풀잎으로 둥글게 만든
새 둥지는 텅텅 비어 있었지만,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시던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울컥해지기도 했다.
가난한 살림을 꾸리시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운다.
나이가 한 살 더 먹는
동짓날에 팥죽도 먹었고,
또 떡국 먹을 생각을 하니
부질없는 세월 속에 제대로 한 것 없이
세상의 년수만 쌓여갈 뿐이다.
언젠가는 하늘나라에 계신
보고픈 부모님을 만나리라.
그날까지 주의 말씀을 믿어 위로받고
영화로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나그네 같은 인생길을 주의 손을 잡고
찬송하며 동행해야겠다.
오눌도 세상을 향해
주님께로 돌아오라고 애타게
기다리시는 주의 음성이 들린다!
"아비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같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나니 이는 저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진토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 곳이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미치리니
곧 그 언약을 지키고 그 법도를
기억하여 행하는 자에게로다"
(시편 103:13-18)
해질녘, 청도천의 아랫강을 찾아가니
청둥오리들이 짝을 이루어 정답게 노닐었다.
많은 오리들 중에서도 유난히 물구나무 서기로
월척을 하려는 부지런한 짝꿍들도 보였다.
그들도 혹한기 삶의 현장을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극복하는 것만 같았다.
오랫만에 홀로 고향을 찾아온
하얀 백조 한 마리가 그 옆에서
그들을 지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얼마나 반가운지....
강변에 갈때마다 백조를 찾았지만
여태껏 보이지 않다가 설날이 가까우니
그리움을 안고 만사를 재쳐놓고
멀리서 날아왔는지도 몰랐다.
"고니야! 넘~ 반가워!
보고파 죽을 것 같아네라~"
"기다려 주는 이가 있어서
따뜻한 고향의 사랑이 최고여!"
"이제, 제발 떨어지지 말고
함께 살아 가자구려~"
"변함없는 그대 사랑에
내 마음 행복하다우~"
백조는 흐르는 강물 따라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며
불러도 대답없는 자신의 혈육들을
하루속히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그리움이 가득한 날에
德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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