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의 晩秋!(1)
햇살이 좋은 가을날 정오을 지난 시간,
빵모자를 쓴 남편과 벙거지 모자의 아내는
신선한 쌈밤으로 오물오물 포도청에 접수하고
알록달록 가을이 물든 화명의 장미공원으로 갔다.
연못에는 분수대에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이
브이자와 동그라미의 파노라마를 일으키며 유유히
뜨있는 수련잎들과 평화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찬송가로 동영상을 남기며 코로나19로 지치고
고달픈 사람들마다 사랑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평안함이 깃들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는 늘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 <찬송가> 내 평생에 가는 길 (1절)-
남편은 벤치에 앉아 목고개가 아플 정도로
고개를 푹숙여 폰과 열애에 빠졌고....
카메라를 든 아내는 가는 계절의 아쉬움과
만추의 아름다운 전경의 구도를 맞추느라
한 마리의 물고기처럼 연신 촐랑대고 있었다.
가끔 남편은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기라도
하는 듯 연못쪽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아내는 가을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렌즈를 가급적으로
자연에만 돌리려 애를 쓰느라 진땀을 뺐다.
"오매! 생명이 다할때까지
어쩜 요렇게 예뿌게 물들었남!"
"마스크를 쓰고 깡충거리는
당신은 뉘시유? 토깽이 할매..짝퉁이..."
"아이구~떨어지는 것도 서러운디...
멋모르고 밟아서 죄송해여~ "
"모두가 낙엽처럼 될 운명이 아닌감...."
"낙엽되기 전에 구원의 확신을 갖고
믿음으로 살면은 천국티켓 예약!"
"제발! 낙엽 쪼개 살려주오!"
"늦기전에 창조주께로 돌아오오!"
화명의 장미공원에도 가을이 깊어지니
나무마다 단풍이 물들어 봄부터 애쓰며
가꾸었던 모든 것들을 땅바닥으로
미련없이 내려 놓고 있었다.
분신과 같은 잎들을 떨구는 나무들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지만 또다시 성장하는
희망을 뿌리로부터 뿜어 올릴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사랑으로 든든하고 평화로웠다.
"사랑은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생명이나 그 성장에 대한 사려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생명의 성장을 북돋는 것이 善이고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惡이다"
- 에리히 프롬(Erich Fromm,1900-1980)
독일의 정신 분석학자 <소유냐 존재냐>
<악에 대하여> -
눈이 부시도록 붉게 타는 단풍나무 아래서
아내는 입을 벌리며 감탄사를 날렸다!
왠냐면 낙엽에 덮혀 새로 돋아난 클로버들 속에서
아주 작은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게 되어 엄청 기뻤다!
큰마음 먹고 행운의 잎을 따지않고 며칠간이라도
그대로 두어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에 조금이라도 잎이 넓어지면 채취하려고
혼자만 알고 가만히 숨겨 두고 남편에게는
로또 당첨한냥 신나게 자랑하며 떠들었다.
"와우! 오늘 또 네잎클로버 발견했어요!"
".....안 들린다..마..머카노..."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트롯트 삼매경에
빠진 남편은 깡총대는 아내의 기쁨을 알지 못했다.
멋적은 아내는 '시인과 나'라는 다정한 선율로
마음을 달래며 영상 속으로 남편을 끌어 당겼다.
"사랑이란?
두 개의 고독한 영혼이
서로 지키고 접촉하고
기쁨을 나눈 데 있다"
- 릴케(Rike,1875-1927) 독일의 시인.
<형상>시집.<말테의 수기>소설 -
화명의 장미공원은 사계절 어느때나
아내의 낭만을 노래하는 놀이터가 되어
즐길 수 있는 마음 편한 곳이기도 하다.
아! 낙엽이 떨어지는 미학 속의 晩秋!
함께 마음 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치유받아
주를 향한 믿음으로 도약해 나가야 하리라~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호세아 6:1)
- 오래도록 튼실한 나무처럼
생명의 가치를 전하길 원하며...德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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