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의 求愛!
일주일 전, 봄날처럼 따스한 가을날 오후에
강바람도 별로 불지 않아 산책하기가 너무 좋았다.
화명생태공원의 습지와 확트인 연못주위엔
무리지어 한들거리던 코스모스는 간곳없고,
신비의 화원처럼 보리인지 잔디인지 연둣빛과
은빛 억새꽃들의 향연과 황토길의 짙은
갈색빛이 한데 어울러 넓게 펼쳐져 있었다.
덤으로 봄속에서 가을길을 걷는
다이나믹하고도 칸타빌레적인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R.M.릴케의 시를 떠올렸다.
<사랑 속에서>
봄 속에서인지 꿈 속에서인지
당신을 언젠가 만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과 나는 가을 속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내 손을 잡고.....
그리고 당신은 우십니다.
당신이 우는 것은 하늘로 뛰어가는
구름 탓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선지빛 붉은
나뭇잎새 때문일까요?
나는 알 것 같습니다 ---- 그것은
일찍이 당신이 행복했기 때문.
봄 속에서인지, 꿈 속에서인지
분명치 않은 속에서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1875-192)
체코출생. 독일의 시인 <인생과 소곡>-
그날따라 남편은 말없이 아내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바바리 호주머니에 넣고 잠시 걷기도 했다.
아마도 연못위에 노니는 청둥오리의 열렬한
구애작전을 보면서 그 옛날 자신이 아내를 처음 만나
속마음을 털어 놓으며 애절하게 데이터 신청을 하던
천신만고(千辛萬苦)의 때를 그렸는지도 몰랐다......
아내는 아련한 추억 속을 여행하면서
괜스레 떨리는 감정이 아직도 내면에 잠재하고 있음을
세월은 가고 오고해도 마음이 일편단심임을 알았다.
해가 갈수록 나이가 고삐 풀린 말처럼 빨리 달아나도
여전히 남편이 처음 만난 날처럼 변함없는
묵직한 성격과 콩깍지 같은 사랑이 넘치니
하나님께서 오늘날까지 말씀으로 인도하심을
인정하며 감사를 드릴 뿐이다.
지금도 남편은 시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자작 동시조를 들려 주기도 하며
처음으로 시를 만들어 바치던 때를 이어가며
이천년부터의 詩作을 놓지 않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오월 그리고 시월>
童溪/심성보
양지촌 감자꽃이
날더러 오라한다
나물 캐고 씨 뿌리고
시냇물에 얼굴 씻잔다
호박쌈 즐겨 보고
정情붙여 보자한다.
곱게 물든 단풍잎이
한 동네 살자한다
가을 빛이 좋다하고
소매를 잡고 서서
갈무리 부요한 들판
풀어 놓고 살자한다.
- 2007년 가을 <시조문학> -
세상에서 부부로 살며 걷는 길이 아무리 험해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희생적인 사랑이 있다면
무거운 짐도 가벼워질 것이고 행복이 샘솟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신뢰하는 마음과 사랑이 없는 곳에는
매사에 만족이 없고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차
불행이 소리없이 찾아오는 것이 당연하다.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보아도 자신이 모르게
오래가지 못하고 위기를 맞을 때가 많을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길에 꽃이 피고 나비가 춤추고
새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되기 위해선
먼저 짝을 이루게 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겸손함과 온유함이 가정에 임함으로
기쁨이 머물 것임을 명심해야 하리라 본다.
주 안에서의 삶은
어느 누구도 훼방 놓지 못하는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과 보호,
소망과 기쁨을 가득하게 채움 받을 수가 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평강을 위하여 너희가 한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또한 너희는 감사하는 자가 되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로새서 3:15-17)
두어시간 낙동강 하류의 갈대숲이
우거진 오솔길을 걷고....
청둥오리의 구애을 포착하는
기회를 얻어낸 사랑의 기쁨에
아내는 마음이 철부지 소녀마냥 둥둥~~
풍진세상의 검은 구름은 물러가고
가슴에 약속의 찬란한 무지개가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남편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신비로운 자연 경관을 만끽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 가정을 오늘날까지 지켜주시고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지 않도록
항상 깨어 믿음을 지켜 행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 晩秋에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德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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