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오후 한 때
<동영상및 사진>
우울한 봄날의 오후 한 때에
사색을 하며 강변길을 걷노라면
조그나마 상쾌한 기분이 들것 같아서
징금다리를 건너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아 목에 두른 스카프를
모자위에 살짝 얹어 봄처녀가 된 기분이 되었다.
계단의 좁은 틈새 사이로 작은꽃들이
눈을 깜박이며 피어나 놀라운 생명력을
유지함을 보면서 감탄사를 올렸다.
"오! 대단하구나! 어쩜 이리도 강인하냐?
환경이 어려워도 이겨낸 너희들이 최고야!"
일전에 녹음한 찬송곡들을 들으며
세상에서 난도질해져 탄핵된 마음을
남몰래 추스리며 위안을 받기도 했다.
나라의 일은 온국민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염려하며 걱정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편파적인 모든 것으로 치우쳐서 행한
저울의 추를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법의 질서는 무력화된 정치공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수치스런 일을 행할 뿐이다.
정권을 쟁취하려는 무리들의 성급한 노림수는
번개불에 콩볶는 소리같이 현란하게 튀겨지고 있다.
강가의 풍경은 날마다 달라지기도 한다.
쓸쓸하게 쉼터에서 제자리를 지키던 왜가리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온데간데 보이지 않고...
청둥오리와 원앙이들만 모여 있었다.
둑아래로 강섶의 풀밭에선 원앙이들이 한가롭게
새로 돋아난 풀잎으로 채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나그네의 렌즈에 소스라치게 놀란
원앙이 부부중에 암컷을 남겨둔채 숫컷만
혼자 살아 남을려고 잽사게 날아 도망치기 했다.
날개에 상처가 있는지 날지 못한
암컷 원앙이는 멍하니 바라보며
배신의 눈물을 삼키고 있는 듯 싶었다.
"원앙이야! 넘 슬퍼하지 말아라!
때가 되면 돌아오리라!"
강둑 넘어로 봄은 보릿밭길에도 찾아와
고랑마다 옛 추억의 애환을 불러왔다.
가을에 보리씨앗을 파종해 한겨울의 언땅에서
싹을 틔워 봄에 푸릇푸릇 움들이 돋아났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자라난 보리처럼
보릿고개세대들은 비참한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을 믿고 성실함의 열정으로 모든 생활을
극복하여 나라가 부강해진 오늘날에 이르렀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편 126:5)
성경말씀은 진리임이 틀림 없다.
누구든지 고생으로 인한 눈물의 빵을
맛보지 않고는 귀한 생명의 존엄성을
깊이 알 수 없을 것이다.
선조들의 희생적인 삶을 잊고 사는
지식의 영양만 가득채운 현대의 신세대들은
노동의 즐거움을 외면한 채, 편안자리만 갈구하니
팔뚝의 힘이 약해질대로 약해져 가고 있다.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원망과 방황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음이들이
하루속히 작은일이라도 찾아서 보람을 느끼며
미래를 개척하여 삶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보리싹왈 "젊음은 바람같이 날아 간다우...
하나님을 믿음으로 현실을 잘 극복하시게나!"
오늘도 안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청춘들이 힘써 일하며, 낭만을 즐기길 바란다.
아직도 가난과의 결별은 진행형이여서
좀처럼 바뀌지 않는 현실의 얇은 주머니로
알뜰살뜰 규모있게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할 뿐이다.
또한 뇌물로 얽힌 세상의 두툽한 봉투를 탐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며 감사한 일인가! 억! 억! 크억!
세상은 요지경 속이지만 겉과 속이 깨끗함으로
살아 갈 수 있다면야 만사형통이 집안에 가득하리라.
"오! 주여!
일만 악의 뿌리를 마음밭에서
제거하여 주시고 객토하시사
성령의 아홉가지 씨앗을 심겨져
풍성한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어
주의 사랑과 평화를 나누게 하소서!"
강둑따라 이쪽저쪽 살피며 걷고 있는데
맞은편 비닐하우스의 농장에서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딸기향이
폴~폴~폴~~ 전해져 왔다.
농부의 수고하여 흘린 땀방울은
극상품의 열매의 값진 것이 되어
상큼한 봄날을 달콤함으로 선사해 주었다.
농부의 손길은 딸을 아들만큼이나 더 사랑하여
다듬고 어루만져 주어 전국방방곡의 온가정에
사랑스런 며느리(?)로 변신시키고 있었다.
"아우! 넘~ 이뿌다! 곱구나!"
딸기하우스엔 온종일 희망이 솟는다!
비닐하우스 옆 길가의 매실나무에서도
꽃몽오리를 펼친 매화들도 방긋거리며
"그냥 지나치지 말고 날 좀 보소! "
매화곁에 가서 꽃향기를 취하니
코피가 나서 걱정되던 두 굴뚝도 뿡! 뚤러
머리도 맑고 생기가 넘쳐났다.~~
모든 꽃들이 피어 열매가 맺는 과정은
벌들이 날아와 꽃마다 찾아가 꿀을 따면서
꽃가루로 수정되어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고운꽃도 벌이 찾아 오지 않으면
열매를 바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이와같이 자연계도 서로 상부상조하지 않으면
창조주의 원리를 펼쳐갈 수 없도록
질서있게 다스리고 있음을 알 수 있기도 한다.
"일벌들아! 어디 있니? 꿀을 따야징!"
꽃샘바람에 꿀벌들이 보이지 않아 불러봤다.
움추린 일벌들이 윙윙거리며 힘차게 일하는
봄날의 향연은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계절인지도...
"오매! 벌써 봄꽃들이 이산저산 피어 나니
오월의 장미꽃이 필날도 멎잖네...우짜꼬!"
장미도 좋아하고 오월도 참 좋아하는데
왜 이리도 걱정이 앞설까?
깊숙한 내마음 속을 나도 몰라라~~
강가의 봄은 알록달록 원앙이들이
잔디밭의 풀잎을 뜯어 먹는 모습을 보니
목동들이 양치는 산골이 생각나기도 했다.
강물에 잠긴 산은 홀로된 상처입은 원앙이가
마음껏 휘저어 대어도 묵묵하게 있었다.
떠나버린 임을 그리는 애통한 마음을
위로나 하고 있는 듯한 넉넉함이
원앙이의 가슴을 푸근하게 하고 있었다.
렌즈를 돌리던 나그네도 홀로 망망대해(?)를
횡단하는 용기있는 원앙이를 보며 다윗과 같은
용감한 목동들이 이 시대에 필요함을 느꼈다.
그리고 아일란드 민요로 불러지는
"아 목동아!(Oh Danny boy)의
애정어린 곡을 들으며
여름을 지나 가을을 떠나 겨울을 보내며
부활의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 항상 홀로 여기 살리라 ~
아! 목동 아! 목동 내 사랑아!"
또 다른 곳에 원앙이 세 마리가 있었다.
누가 누구의 짝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그네의 발걸음에 화들짝 놀라 날아갈 때에
짝꿍끼리 날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처입은 원앙이를 돌보지 않고
혼자 떠났던 원앙이의 부끄러운 모습도
부릅뜬 렌즈의 눈에 포착되기도 했다.
"화려한 원앙아!
짝꿍곁을 떠나지 말고
서로 위로하며 살거레이~"
"뭐카능교...떨어져 있어도
세상 유혹받지 않고 책임완수하며
잘 살아 가고 있다우!"
깃털이 화려한 원앙이는 눈알을 굴리며
렌즈 속을 빤히 쳐다보았다.
하루일과를 마친 오리들도 훨훨날아
작은 오리새끼가 기다리는
터전으로 돌아 오고 있었다.
봄날은 이별의 계절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돌아오는 날들이어야 하는데....
나그네는 목동의 노랫소리에
내내~가슴이 찡해져 왔다.~
"오! 주여!
문밖에 새워둔 주님을
마음에 영접하여
구원함을 얻게 하소서!"
- 적막한 봄밤에서
위로의 아침으로
향한 시간에 德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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