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기도
<동영상및 사진>
강변의 바람은 세차게 불고 있었다.
모자를 쓰고도 파카에 달린 모자를
머리에 눌러 바람이 틈타지 못하게
단도리를 하였으나 카메라를 든
두 손은 자꾸만 시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 만난
뉴트리아를 다시 관찰하기 위해
다시금 징검다리를 건너 강둑으로 갔다.
물결은 찬바람따라 전날보다 무섭게 일렁거려
오리들의 고기잡이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짝꿍들과 함께 또는 무리를 지어
강물위에서 동동~물속으로 잠수도 하며
먹잇감을 찾고 있기도 했다.
한편, 건너쪽에서는 가축방역훈련을 하는지
차들이 몰려와 소독연기를 품어내고 있었다.
조류들이 옮기는 바이러스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잘 실행하여 가축들을 보호함이다.
강둑따라 가면 전에는 빈 농가였지만
언제부턴지 토종닭들이 이동하여 사육하고 있었다.
닭장에 가두어 두지 않고 방목하여 기르는 닭들이
우루루 몰려 다니며 자유를 누리는 것을 볼 때,
자유가 주는 기쁨을 아는 듯 싶기도 했다.
날개가 있으니 날기도 하고...
먹이도 마음대로 찾아 먹을 수 있으니...
새해가 되었으니 알도 많이 낳아 부화하여
봄에는 아기병아리들을 볼 수 있었으면 싶기도 했다.
"닭돌아! 닭순아!
너희들이 있어 행복해!
부디 조류독감(?)에는 걸리질 말고
알을 많이 낳아다오!" ^O^
오후의 강변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갈대들은 바람의 잔소리에도 경청하는지
바람이 부는 쪽을 귀담아 들으며 끄덕거렸다.
넘어가는 햇빛에 비친 반짝이는 강물은
그야말로 은하수를 뿌려놓은 듯 신비로웠다.
오리들의 행로따라 가노라니
반대편 길쪽에서 아주 큰 렌즈로 오리들에게
시선을 고정시켜 놓고 허리를 구부린 촬영자가 보였다.
어느 누구도 이 아름다운 강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도 나그네의 심정과 같이 자연 속의
경관을 렌즈에 담아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과객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만 허락없이
넘어가는 햇살 속의 그림자와 같은 영상을 남겨 봤다.
혹...과객의 렌즈속에 엉뚱이도 찍혔는지도 알 수 없다.^O^
반짝이는 강물 위에서
서른 마리쯤되어 보이는
눈이 붉고, 털이 검고, 배가 하얀
특별한 오리들의 유희는, 풍파 가운데서도
어엿하게 참고 견디는 인내심과
서로 화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공연보다도 생동감이 넘치는
환희의 삶을 전해주기도 했다.
갈대숲을 따라 숨어서 그들을 바라보는
나그네는 마음에서 기도가 저절로 우려나왔다.
"오! 주여!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시사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오! 주여!
저희들을 붙들어 주시사
나그네의 남은 여정을
늘 인도하여 주옵소서!"
눈이 붉고 입이 푸른빛을 띈 오리들은
번갈아가며 수중 발레를 하는
싱크나이즈드위밍(synchronized swimming)
선수들처럼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했다.
주둥이를 쩝쩝거리는 모양이 아마도
맛난 물고기를 잡아 삼킨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군무가 너무 재미 좋아서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폴란드 여류작곡가
테클라 바다르체프스카(Tekla bedarczewska)
작품인 "소녀의 기도"를
녹음된 앞부분을 놓쳐 버린 채,
미흡하게 영상을 남겨버리고 말았다.~
오랫만에 건반을 두드려서 그런지
옥타아브와 트릴, 4번 손가락의 미스가 많아
기도의 간절함이 삐극거렸으나
오리들과 함께 리듬을 타면서
오늘날까지 작은 손을 사용하여 주신
주님께 감사! 감사기도을 드렸다.~
"주님! 약한 자을 택하셔서
더욱 강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 짧은 손가락으로 '소녀의 기도'를
연습하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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