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죄인살리신(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바다가 보이는 다다미방에서 ~~
(오사카, 와카야마 2박 3일 여행기)
/작은천사
동굴호텔에서 묵은 첫날밤,
일본식 다다미방은 밑에 짚을 깔아 지었은지
도톱하며 약간 쿠션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무리 쿵쿵대며 걸음을 걸어도
아랫층에도 들리지도 않을 것 같았다.
맨위에는 돗자리처럼 마무리해서 잘 깔리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온돌식 방바닥에 비해
습기를 막기가 어려울듯 싶었다.~~
호텔마다 침대로 또는 다타미로 되어 있다는데
우리가 머문 503호는 짚의 향기가 밴 다다미방이었다.
첫날 도착하여 습관대로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다가
그만 엄지발가락에 무엇인가 따끔거려서 살펴보니
돗자리의 가시랭이가 박혀 찌르는 게 아니었는가?
"가시 씨! 감정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ㅎ"
그래도 작은가시여서 만분다행이였지만
몸통 전체가 쪼그만한 가시의 반란(?)에
"아구야! 나 죽소!..." 라며 남편을 향해
아픔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ㅎ
어째든 정감이 넘치는 다다미방에서
녹차도 마시며 바다물결이 출렁이는 창밖을 내려다 보며
온갖 상념에 잠겨 오가는 유람선을 바라보기도 했다.
일본의 첫날밤을 오랜 시간까지 승객들을 실은
작은 배들의 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동굴유황온천에서
휴식을 하며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쁨을 나누는지를 알 수 있기도 했다.
일본의 망망한 넓은 바다와 배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하늘나라에 계실 부모님에 대한
슬픈사연들이 맴돌기 때문이기도 한다.
일제때 아버지께서는
청춘의 20대 중반쯤, 3남 1녀의 맏이로서
일본 땅에 유학아닌 탄광굴에 돈벌이를 하러
이웃사람들과 함께 가셨다고 했다.
그러다가 깍깍머리로 잠깐 귀국하여
한국의 농촌에 있는 3남2녀의 맏이인
어머니를 중매로 만나 결혼하시고 첫째 딸을 낳고
또 일본으로 건너가 암흑과 같은 곳에서 탄광일을 하시며
두고온 가족들과 고향을 그리워 하셨단다.
젊은 나이에 돈이 무엇이길래 가족을 두고까지
서러움주는 남의 나라에 가서 고생을 했단 말인가?
아마도 지금의 우리나라에 머물고 계신 타국인처럼
꿈과 희망을 안고 배고프고 가난함을 벗어나
잘 살아보겠다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고국에 돌아가 부모님을 모시고
여생을 편안하게 살려는 마음이기도 했으리라.
그때만 해도 아내를 일찍 여윈 할아버지께서는
소농을 경작하시며 오일장마다 소장수를 하셨다고 했다.
그 덕분에 미국 선교사님의 전도를 받고
예수님을 영접하시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믿음생활을 잘 하시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런 가정의 형편에 아버지는 유학보다 탄광을 택하여
일본의 돈을 벌어 한국에 월급날마다 편지를 써서
부쳐 주어 고향의 논도 싸고 밭도 샀다고 했다.
한편, 어머니께서도 남편을 멀리 타국에 일보내고
홀시부님 모시고 살기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래도 시숙모님께서 가냘프지만 솜씨가 좋고
인정이 많으신 어머니를 자신의 며느리보다
더 사랑해 주셔서 외롭고 힘겨운 시집살이를
잘 견딜 수가 있었다고 하셨다.
어느 봄날, 일본에 계신 아버지께서 보낸
편지 속에 어머니의 초청장이 들어 있어서
돌이 지난 딸을 띠로 업고 부산 부두에서
일본으로 가는 여객선을 생전 처음타고 가며
멀미가 심하여 어집럽고 죽을지경이였지만
혹시나 등에 업은 아이를 잃어버릴까 싶어
바닥에 내려 놓지 않아다고 했다.
우리 큰언니인 아기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나중에 아기다리를 보니 장시간 엄마의 등에
매달려 있었던 띳자국이 아기다리에 문신처럼
벌겋게 찍혀 있었다고 했다.
죽을 고생끝에 일본순사의 안내를 받으며
출렁거리는 배에서 내린 어머니는 아기와 함께
극적으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한다. 할렐루야!!
장하신 우리 어머니! 용감하신 우리 아버지!
일본부두에서 해후한 아버지께서도
어머니와 딸를 얼사안고 함께 얼마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시며 울었는지 몰랐다고 하셨다.
어머니께서는 그때의 일들을
띠의 문신이 사라진 큰언니를 만나실때마다
밤새는줄 모르고 감동적인 장면과 일본에 살 때
이야기를 들려 주시며 눈물을 글썽이며 웃으셨다.
그곳에서 부모님께서는 일본식 기와집을 만련하여
앞뜰에는 꽃을 심고 뒷뜰에는 마늘과 고추, 배추도 심어
우리나라의 김치를 담궈 먹으며 아들,딸,아들을 낳고
큰딸과 큰아들을 일본학교에 보내며 바쁘게 사셨단다.
아버지께서는 어느 한겨울엔 다다미가 춥다고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다다미를 뜯어 내고 나무로 불을 땔 수 있는
구들목이 있는 온돌방 한 개를 만들어
아궁이에 불을 지펴 고향을 그리워하시며
두살 터울의 아이들과 함께 눈이 많이 내려 추운 겨울에도
아랫목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가 있었다고 했다.
또 이웃집 할머니와 잘 사귀면서 손짓 발짓을 하면서
대화에도 지장없이 언어를 익혔다고 하셨다.
그래서 해방되어 우리나라에 와서도 그분들을
잊지 못하시고 부모님께서는 콩밭을 매면서도
일본에서 살았던 이야기꽃을 피우시곤 했었다.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무참히 빼앗겨
36년간의 압박속에서도 우리의 슬픈민족이
살아 남을 수 있은 것은 독립열사들의 애국심과
희생의 피흘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방국이 억압받는 나라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적극적인 헌신이 있기에 해방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다.
8.15 해방이된 이듬의 겨울에 아버지께서도
젊음을 바쳐 탄광의 석탄을 캐내던 일을 접고
열심히 벌어 싸두었던 넓은 기와집도 버리고
어머니와 2남 2녀의 아이들을 데리고
그리운 고국에 돌아 오는 길을 택했다고 하셨다.
해방되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찾은 기쁨은
일본의 살던집과 모든 것을 버려도
대한민국의 국민임의 자부심앞에
조금도 아깝게 생각지 않고 버릴 수가 있었다고 하셨다.
고국을 향해 배를 오른 가족중,
기모노를 입힌 다섯살된 둘째 딸이 아버지를 닮아
눈이 동그랗게 생겨 일본순사가 너무 예뻐선지
일본아이가 아닌냐고 묻기도 해서 빼앗길뻔 했다고 했다.
고향에 돌아오셔서 가족들과 함께 질풍노도의
시절을 겪어셨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한평생 가난하면서도 법없이 살 수 있는 분이라는
명함을 남기시며 사시다가 가신 부모님이셨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각종 돌림병들 때문에
4학년되어 공부도 잘하고 제일 잘생긴 큰 아들을 잃고
부모님은 상심이 크고 힘드셨지만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하심으로
슬픔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하셨다.
출가시킨 두 딸들도 노년의 연수에따라 차례대로
천국에서 안식하여 천군 천사들의 찬송을 들으며
영원한 그곳에서 편안하게 사시리라 생각된다.
지상에 남은 1남 2녀의 딸들도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열심히 주를 섬기며
올바르게 살아가기를 원할 뿐이다.할렐루야!!!
(부모님의 삶을 떠올리며...)
해외여행에 목이 말랐던 똥똥이 아내는
새벽에 4시30분쯤, 눈이 뜨자 마자
창문옆에 기대어 작은배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왔다리 갔다리 바쁘게 운행하는 것을 자세히 보고 있었다.
전날 삼시 세끼 위장을 가득채워선지
눈덩이가 붓고..볼에 살이 붙고..
턱라인도 두리뭉실해져 있었다.~우야꼬나!ㅎ
잠꾸러기 남편은 다다미에 깔린 이불을 똘똘말아
아기처럼 콜콜~귀엽게(?) 주무시고 계셨다.
어른이나 아기나 잠들은 모습은 천사가 따로 없다.
잠을 편히 잘 수 있어야 아드레날린(adrenaline)의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을 것이다.
새벽시간 ...
남편은 섬집아기의 노래가 들리는 듯한
다다미방에서 고이 잠자고 있었고...
아내는 습관처럼 바이오리듬에 맞춰 깨어나
바다에 오고가는 여객선을 보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폰에 녹음된
29분 51초간의 바이올린 찬송곡을 틀었다.
현과 활의 부딛힘이 삐걱거리지만
아침마다 산책할 때 즐겨 듣기도 해서
자신도 모르게 해상의 배들을 배경으로
사진기의 동영상을 찍는데 무심코 넣어져 버렸다.
혹시,바이올린 찬송곡을 들으면
귀가 거슬려 외면하시겠지만
은혜로운 찬송이라 생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O^
편집도 할 수 없어서 그대로 올렸습니다.~
-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나 어느 날 꿈속을 헤매며(In Faney I Stood by the Shore, o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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