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세상
/김경진 목사
억수로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여우가 "야호" 하고 외치며
"신나게 퍼붓는구나.
스키나 타러 갈까? 하는데
옆에 있던 호랑이가 미친놈 했다.
스키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스킨가.
맨날 눈 속에서 살면서 잘 사는 것들이야
여름엔 피서다 겨울엔 스키다 하지만
먹고 살기에 피곤한 것들 눈에는 눈도 마뜩치않다.
동네를 내려다보는 호랑이의 눈에는
이 겨울도 피곤하게 지낼 것 같은
심정에 괜히 허기가 진다.
개들이 펄떡거리며 뛰어 다니는 것에도
심사가 뒤틀렸다.
저것들은 팔자 좋게 주인이주는
밥만 먹고사니 눈오는 게 좋겠지만
우리처럼 자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은
눈이 오면 발이 푹푹 빠져 걸어다니기도
불편하고 먹이 사냥도 그리 쉬운 게 아니잖은가.
종일 산을 헤매고 다녀야 하는데
어찌 눈은 이리도 퍼붓는지.
조물주는 우리 같은 짐승들에게는
왜 이리도 피곤케 하는가 하며 원망을 했다.
그때 토끼가
"대왕답지 않게 어찌그리 말씀하십니까?
외람되이 한 말씀 건넵니다만
그래서 세상이 고른 겁니다.
눈이 와서 재미보는 것 있고
고통 당하는 것도 있어
세상은 공평하고,
반대로 날이 맑아 손해보는 것도 있고,
비와서 괴로운 것도 있게 하여
누구나 비슷하게살게 하는 것이
조물주의 뜻이 아닌가요?
게다가 대왕님을 피해 다녀야 하는 우린
이 겨울이 어떻겠습니까" 하는데
호랑이가 할 말이 없었다.
<베드로 묵상>
2004년 연말 남부 아시아를 휩쓴
쓰나미 해일로 사상자만 20만명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의 코끼리 떼들은
해일이 닥칠 것을 먼저 육감으로 느끼고
산 위로 피하여 목숨을 구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아침향기 2005년 4월)
인간에게는 지혜를,
동물에게는 육감을 주신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말씀의 조명>
"이는 만군의 여호와께로서 난 것이라
그의 모략은 기묘하며 지혜는 광대하니라"
(이사야 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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