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김경진 목사
이제 한 세월도 다 갔다.
호랑이도 살만큼 산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죽을 준비를 해야 한다.
가죽을 남겨?
그거야 인간이나 좋아하지
같은 짐승들끼리는 아무 소용도 없다.
거저 죽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호랑이는 자신의 장례를 생각하고
여우에게 물었더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하면서도
내심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나 죽으면 자신을 왕초로 생각하는가?
하기야 나 죽고 누가 대장이 되건 상관없다.
여우는 선심을 쓰듯
"명당을 잡아야 하는데..."하며
자신이 풍수를 좀 보는데
형님의 마지막을 보살펴드리는
의미로 좋은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다며
호랑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큰소리를 쳤다.
막상 여우가 지적한 곳을 보니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뒷 산이며
앞으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풍수를 몰라도 참으로 전망 하나는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해설이 그럴 듯 했다.
이곳이야말로 명당인데
여기다 뮛자리를 잡으면
후손이 번창하고 잘 된다는 것이다.
그때 호랑이가 콧방귀를 뀌며 피식 웃었다.
"이놈아, 호랑이 주제에
자손이 번창하면 얼마나 번창하겠냐?
한 번에 한 마리도 귀한 판에.
그럼 한 번에 열 마리를 낳아?
그리고 이놈아, 죽으면 모두 다 썩어질 텐데
무슨 명당이야?
묏자리 좋다고 잘 된다면
회전의자 좋으면
사업이 잘 되게?" 하며 빈정댔다.
<베드로 묵상>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그 사람의 영적 도덕적 상태와는
관계없이 명당, 정혈만 맞으면
현세적 복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과거 대통령 후보들도 명당을 찾아
조상의 뮛자리를 이전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고, 나라의 법을 어기면서까지
오직 일신과 가문의 영달을 위해
풍수지리설을 좇는 지도자를 모시는
나라의 백성들이 억울할 뿐입니다.
<말씀의 조명>
"네가 쫓아낼 이 민족들은
길흉을 말하는 자나
복술자의 말을 듣거니와
네게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런 일을 용납지 아니하시느니라"
(신명기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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