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사는 것
/김경진 목사
사자와 여우가 멋지게 차려입고
양식당을 찾았다.
나비 넥타이를 점잖게 맨 염소 아저씨가
둘이 아늑한 자리로 안내했다.
컵에다 냉수를 따른뒤
염소가 메뉴판을 내놓고는 물러섰다.
"멀 먹지?" 하고 사자가 묻자
"양식당에 와 뭘 먹어요?
우리 식성에야 비프 스테이크죠!" 하는데
시장기가 돈 사자는 냉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염소가 다시 와서 메모지를 꺼내고
주문을 받으면서 묻는 게 많다.
애피타이저는 뭣으로 하겠느냐?
샐러드에 드레싱은 무엇으로 할 것이냐?
왜 샐러드를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웬 드레싱은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스테이크는 어떻게 구울까?
그냥 날 것으로 실컷 먹는데 하고 생각하니
사자는 짜증이 났다.
그래도 꾹 참고 있는데 마실 것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술이고 커피고 뭘 타는 것은 어찌 많은지.
그냥 왕창 한 입에 넣어도 시원찮을 것을
포크와 칼로 썰어 먹자니
이빨 사이에만 끼이는 것 같다.
후식이니 뭐니 하고 또 물을 것 같아
속상한 마음에 여우를 데리고 나오면서
입맛 버렸다고 하니 여우왈,
"인간들이 살아가는 게 그렇게 쉬워보였죠?
게다가 우리 눈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더 힘든대요."
<베드로 묵상>
다름이 틀림은 아닙니다.
젓가락과 손가락 가운데 어느 것이
유용한가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대답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젓가락이 아닌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고 틀렸다거나
야만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말씀의 조명>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거하게 하시고
저희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하셨으니"
(사도행전 17:26)
'**寓話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가을인가? /김경진 목사 (0) | 2015.10.20 |
---|---|
개꿈/김경진 목사 (0) | 2015.10.15 |
너도 살아봐/김경진 목사 (0) | 2015.10.05 |
영화감상/김경진 목사 (0) | 2015.10.03 |
이민 무상/김경진 목사 (0) | 2015.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