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삶
/용혜원
오 주님!
세상 살기가 너무나 힘들어 휘청거리며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것은 늘 허탈뿐입니다
하루 종일 고된 일에 시달리고 나면
온몸이 아프고 힘든데
손에 쥐어지는 돈은 너무나 작습니다
세월의 난간은 위태로워 걷기조차 힘든데
원수 같은 가난은 썰렁한 바람만 불어대고
돈 들어갈 곳은 왜 그리도 많은지
벌어도 벌어도
가난의 갈퀴가 긁어가는 것을
당해 낼 재간이 없습니다
오 주님!
어떤 사람은 놀면서도
먹을 것 다 먹고 편하게 사는데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을 해도 표시가 나질 않으니
큰소리치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 끝까지 분노가 치솟아
원수 같은 세상을 향해
욕이라도 실컷 퍼붓고 싶습니다
비록 힘든 몸일지라도
돼지껍데기에 막소주 한 잔이면 흥이 납니다
흘러간 노랫가락에 덩실덩실 춤추고 싶습니다
힘겨운 세상살이
늘 눈물에 젖는데
떠오르는 아내와 자식들 얼굴에
미소 지으며
노동의 절망도 이겨내며 살아갑니다
늘 뒤집어지는 세상을
늘 대박 터지는 세상을 꿈꾸고
가난의 껍질이 다 벗겨지는 꿈을 꿔보아도
노동자의 삶은 늘 피곤할 뿐입니다
오 주님!
노동자들과 함께해 주소서
그들의 삶은 얼마나 힘들고 외롭겠습니까
주님께서 그들의 영혼을 인도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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