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새들의 사랑노래 /작은천사

샬롬이 2015. 5. 22. 12:02

 

 

 

 

 

 

 

새들의 사랑노래

 

 

 

/작은천사

 

 

 

 

  부부의 날인 어제는 아침의 햇살이 너무나 찬란하게 비췄다.

까치집에도,  강아지집에도, 감자밭과 콩밭에도 

여름을 재촉하는 강렬한 빛을 공평하게 받고 있었다.

멀리서 까지둥지를 바라보니 까치부부는  간밤에 어디서 지내는지

기어들어갈 통로를 둥그렇게 열어 놓고 텅텅 비어 있었다.

집을 비워두고 모두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낼까?...

지치고 고단한 몸을 관리하느라 찜질방에서 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자녀교육으로 인한 서로 의견충돌로 얼굴을 붉히다가

감정이 격하여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각기 집을 나가버린 것일지도...

아무튼 집집마다 부부들의 다툼은 별일 아닌 것 가지고 시작되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한편, 강아지집에도  감나무에 새끼 홀로 메여 주인을 기다리는지

밥그릇 톡톡치면서  방문쪽으로 연신 목을 쭉빼고 있기도 했다.

식구들이 많아 한 입이라도 들고자 정원이 넓고 채소밭이 있는

감나무집에 입양되어 목에 쇠고리 차고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컹컹거리며 짖어데기도 하며 주는 밥만 먹고 먼산만 바라보았다.

주인의 품에 안겨 극진한 대우를 받는 애완견들처럼

예쁜옷 입고 공원으로 나들이도 못가는 팔자(?)타령을 속으로 하면서도

주인이 반가운 얼굴로 등이라도 쓸어 주면은 꼬리는 자동으로 흔들기도 했다.

때마다 끼니 걱정은 하지 않는 개팔자가 상팔자라지만

복더위가 찾아 오는 날에는 목숨을 걸고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어질 것이다.

 

   아침마다 숲속에서 들려 오는 뻐꾸기소리가 오늘따라 얄밉게 들리기도 했다.

자기새끼를 다른 새의 둥지에 두고서 혼자 자유부인(?) 같기 때문일까요?...

자연계의 형상도 욕심이 잉태한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 같기도 해서

뻐꾹왈츠의 경쾌함보다 서글픔이 감돌아올 뿐이었다. 

둥지에 강제 침입한 뻐꾸기 새끼를 자기새낀줄 착각하고

헌신적으로 길러 주지만 끝내는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아차려야 할 텐데...

침입자의 덩치가 커가자 보답은 고사하고 둥지에 함께 있는 

같은 또래들을 밀치고 어지럽히며 주인행세를 하다가

결국은 냉정하게 생모의 뻐꾹소리 따라 날아가 버린다고 했다.

인정머리 없는 새들의 모습도 야박한 인간들의 행태와 다를 게 없다.

뻐꾹! 뻑뻑꾹! 자꾸만 가슴을 치며 회개할 시간을 달라고 간구하고 있었다.

 

  양사방으로 탱자나무가 우거진 길에서도 딱새 부부가 마주보고

무언가 서로 입을 맞대고서 나누어 먹고 있었다.

"조반에 차린 반찬 맛이 어때유! 호호 "

" 입에 꼭 맞는 게 뜯는 기분은 정말 짱이랑께! 허허"

둘이서 정답게 먹으면 반짝이는 구슬이라도

담콤한 사탕처럼 단맛이 날 것이고....

여러 가족들과 함께라면 여럿이 어울려 즐겁게 먹는 것만 봐도

마음의 풍족함으로 배꼽시계는 만족함을 누릴 것이다.~~~

   아무리 잘 차린 식탁이라도 함박웃음과 푸근한 사랑의 정성이 빠지면

눈이 금방 알아차리고 입맛을 잃고 모래씹는 것과 같다고 일컫기도 한다.

딱새부부는 마늘밭과 상추밭을 헤집어며 먹거리를 발견하면

찍찍...쪽쪽거리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어 주기도 하며 재빨리 연락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쿠션이 좋을 것 같은 동그란 파꽃위에 앉아서 망을 보기도 하고

둘이서 마른나무 가지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속닥거리기도 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부부의 정을 나누는 것이였다.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힘은 아버지와 같은,

또는 친구와 같은 힘이어야 한다.

권위를 배경으로 한 폭군적인 힘이어서는 안 된다.

-제레미 테일러 -

 

 

  가끔, 짝을 잃은 화려한 날개를 가진 장끼의 울음소리는

맑은 하늘까지 울려 이산에서 저산까지 안타까운 소식이 전달되어

영원한 동반자 까투리을 만난 기쁨에 봄이면 산천에서 꿩! 꿩! 

"고마워이! 니가 있어서 살아간다 아이강 허허"

"콩깍지 제대로 끼었네에...효력은 언제까지일지...호호"

"뭐니해도 영의 눈이 밝으니

 어둡던 세상이 밝아져 살만하구려 그려.."

"영원한 빛이되신 예수님을 따르지 않으면

 구렁텅이 빠진다 안 캅니꺼..조심하이소~"

  조금은 화려한 장끼와 철없는 순수까투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이해하면서 상처입는 말대신

위안이 되는 마음으로 삶을 유지해 나가자고 약속하면서

오늘도 주 안에서 평화롭게 장단맞춰 꿩! 꿩! 꿩!

깊은 골짝을 산울림이 되어 서로 사랑을 확인하며 울리고 있었다.

짱끼의 <꿩>의 시집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의 노래를 들려 주었다.

 

 

 

<꿩 1>

 

설악을 비틀어도

나는 노래하리라

 

흑암을 흩뿌려도

여명을 깨우리라

 

포수야 늘 존재하는 것

골을 울려 쫓으리라.

 

- 내 사랑 童溪님의 <꿩> 제2 시조집에서-

 

 

 새들의 둥지들도 저마다 사랑을 하면서도 애로가 있고 

걱정거리가 많지만 잘 극복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하물며 인간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부부의 마음들도

인내와 사랑으로 격려하며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는데

서로 최선의 노력과 행복한 마음을 모아 

주어진 형편따라 만족한 삶을 살아가야겠다.~~

 

 

- 부부의 날을 보내고  <사랑>을 노래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