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이리도 무지한가
/김경진 목사
호랑이는 이리저리 뛰면서 짐승들을 배치했다.
늑대는 불도저를 모는 사람들을, 승냥이는 측량하는 사람들을 공격케 했다.
여우랑 족제비들처럼 힘없는 것들은 설계도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나
심지어 간식을 파는 캐더링들을 습격하는 인간의 무자비에
보복을 생각한 호랑이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이런 선택을 내리게 됨은 한두 번도 아니고 벌써 몇 번째인가.
저쪽 산기슭에서 골프장을 만든다고 해서
이쪽 산으로 옮겼더니 여기도 골프장, 저기도 골프장 하여
큰 나무들이 잘려 나가서 짐승들은 그때마다 이사를 했으니
이젠 정말 쫓기고 쫓기다 갈 곳도 없는 신세가 되니 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만 문젠가, 자신들이 원하는 잔디를 위해 뿌려대는 농약이
짐승들의 식수를 오염시키고 삼림이 피폐해져
작년도 홍수가 나서 농사가 망했는데도
골프채만 휘두르고 다니는 인간들은 그냥 골프장만 여기저기 만들고 있으니
죽어나는 것은 힘없는 동물들이 아닌가.
짐승들이 일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진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사람들이 사냥꾼과 몰이꾼을 동원하여
도리어 호랑이 고기맛을 볼 기회가 왔다며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
호랑이는 기가 꺾였다.
모두들 철수시키며 "늘 당해왔던 우리가 별 수 있냐?
떠나자. 갈 곳이 없으면 그때가 종말일 테니.
인간들이여, 잘먹고 잘살아라."
<베드로 묵상>
잠수함에 토끼를 승선시키는 이유는
산소의 부족을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에서도 인간은 홀로 살 수 있다는
오만함과 착각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멸망의 길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한 독점의 공간이 아닙니다.
<말씀의 조명>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 아래 두셨으니
곧 모든 우양과 들짐승이며
(시편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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