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용기
/베르나르 베르베르
연어들은 나면서부터
자기들이 멀리 물길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태어난 하천을 떠나 바다로 내려간다.
바다에 다다르면, 따뜻한 민물에 살던 그들은
차가운 짠물을 견디기 위하여 호흡 방식을 바꾼다.
그리고 영양가 높은 먹이를 많이 먹으면서 살을 찌우고 힘을 비축한다.
그러다가, 연어들은 마치 어떤 신비로운 부름에
응하기라도 하듯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들은 바다를 두루 돌아다니고 나서도
모천(母川)으로 통하는 강의 어귀를 다시 찾아낸다.
그들은 바다 속에서 어떻게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것일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대단히 민감한 후각을 이용하여
모천으로부터 흘러 온 분자를 바닷물에서 찾아내는 것이리라.
아니면,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서 방향을 알아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두번째 가정은 개연성이 더 적어 보인다.
캐나다에서 강물이 너무 오염되면
연어들이 물길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연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물줄기를 다시 찾았다고 판단하면,
그것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제 그들의 앞길에는 혹독한 시련이 가로놓여 있다.
그들은 몇 주 동안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게센 물살에 맞서 싸워야 하고,
폭포를 마주하면 뛰어올라야하며(연어는 3미터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곤들매기나 수달, 곰, 낚시군 같은 적들의 공격에 저항하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연어들이 목숨을 잃는다.
이다금 그들이 떠나온 뒤에 새로 댐이 건설되어
그들의 물길을 막아 버리기도 한다.
연어들의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죽는다.
끝까지 살아남아 마침내 모천에 다다른 연어들은
그 하천을 사랑의 호수로 바꿔 놓는다.
그들은 여위고 지친 몸으로 산란터를 만들고 알을 낳는다.
그들은 마지막 남은 힘을 알들을 지키는 데에 바친다.
그런 다음, 그 알들에서 기나긴 모험을 다시 시작할
새끼 연어들이 나오면 어미들은 죽어 버린다.
드문 일이지만, 어떤 연어들은 힘을 다 쏟지 않고 남겨 두었다가
바다로 살아 돌아가 또 한차례의 험난한 여행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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