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베르나르 베르베르
코르니게라는 하나의 소관목인데,
개미가 안에 들어가 사는 기이한 조건에서만
성숙한 나무가 될 수 있다.
이 나무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개미의 보살핌과 보호가 필요하다.
또 이 나무는 개미를 유인하려고 스스로를 수년에 걸쳐
거대한 개미집으로 바꾸어 간다.
모든 가지는 속이 비어 있고, 그 비어 있는 속에
오직 개미의 편의를 위한 통로와 방이 갖추어져 있다.
그뿐이 아니다. 통로에는 대개 하얀 진디가 살고 있는데,
이 진디의 분비꿀은 일개미와 병정개미에게 더없는 기쁨이 된다.
그러니까 코르니게라는 제 내부에 들어와 살아 달라고
개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셈이다.
그 대신, 개미들은 집주인으로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한다.
개미들은 갖가지 애벌래, 외부에서 침입하는 진디, 민달팽이, 거미,
그밖에 가지의 성장을 방해하는 나무좀들을 퇴치해 준다.
송악을 비롯해 그 나무에 기생하려는 덩굴식물을
아침마다 위턱으로 잘라 내기도 하고, 마른 잎을 자르고,
이끼를 긁어내며, 소독 작용을 하는 자기의 침을 이용하여
나무가 병들지 않도록 보살핀다.
희귀하긴 하지만 우리는 식물과 동물 사이에
그렇게 성공적인 공생이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개미 덕분에 코르니게라는 다른 나무들의 그늘이 빨리 벗어나
그 나무들을 굽어보면서 직접 햇빛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개미를 공생의 파트너로 삼은 코르니게라는
그야말로 하나의 수수께끼이다.
한곳에 붙박여 사는 식물이
어떻게 지극히 동적인 동물의 세계에서
자기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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