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감동의 글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다/루소(Rousseau)

샬롬이 2013. 7. 12. 02:22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다

 

 

 

/루소(Rousseau)

 

 

 

 

 

나는 매일 아침마다 일출을 보고자 일찌감치 일어난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에는 제발 편지나 손님이 찾아와

이 고요한 아침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전 시간 동안 나는 급하지 않은 잡다한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처리한다.

그런 다음 불청객도 피하고 나 혼자만의 오후 시간도 즐길 겸

게 눈 감추듯 빨리 밥을 먹어 치운다.

 

아주 무더운 날에도 오전 11시 전에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간다.

나는 불청객이 길을 막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일단 모퉁이를 돌면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신나게 걸어가며 혼잣말을 한다.

"아! 오늘도 마음껏 혼자만의 오후를 즐길 수 있게 되었구나!"

그리고 나는 발걸음을 늦추며 숲으로 들어가 들판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인적이 드문, 지배와 억압의 흔적이 전혀 없는 들판을 찾아 나선다.

나만이 찾을 수 있는 고요한 들판으로 가면

이제 어느 누구도 나와 자연 사이에 끼어들 수 없다.

나는 자연이 나를 위해 펼쳐 놓은 화려한 경치를 마음껏 감상한다.

황금색 땔감과 자주색 돌의 아름다움이 내 눈 속으로 빨려들어 가

내 머릿속을 드나들며 나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내 머리 위의 커다란 나무, 주변의 키 작은 나무,

그리고 발아래의 조그마한 풀들까지.....

내 눈을 어지럽히는 이 현란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솔로몬(Solomon) 제도와 비교해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 이 아름다움에 어떤 찬사를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서로 경쟁하듯 나를 끌어당기는 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나는 걸음을 멈춘다.

습관이 되어버린 게으름과 공상이 어쩌면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아름다운 땅을 생각하면서

국민을 위해 뭔가를 해야 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나는 여론과 편견, 거짓된 감정을 멀리 몰아내고,

사람들을 이 아름다운 자연의 낙원으로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 수만 있다면

나 혼자만 즐기던 이곳을 흔괘히 양보할 수 있다.

나는 내 기호에 맞춰 또 다른 황금시대를 만들면 되니까 말이다.

나는 마음으로 동경하던 아름다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나는 아름답고 깨끗하며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기쁨을 전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이런 환산을 꿈꾼다.

하지만 만약 지금 이 순간이 어지러운 바깥세상과 연결된다면,

직업적인 작가의 허영심이 지금 이 순간의 깊은 사색을 어지럽힌다면

나는 이 공간을 가차없이 벌리 것이다.

나는 순수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싶다.

나는 나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마음껏 눈물을 흘리고 싶다.

하지만 내 꿈이 현실이 된다고 해도

나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는 다시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고

 또 다른 세상을 동경할 테니 말이다.

내 가슴 속에 자리 잡은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고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나서게 될 테니 말이다.

사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기쁨을 찾아나서는 그 길이 진정한 기쁨일 것이다.

 

 

나는 이제 사색을 마치고

다시 주변의 생명들을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나는 정신을 잃고 끝없이 펼쳐진 자연의 세계로 빠져들어

철학적 생각을 멈춘 채 우주의 무게만을 느끼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의 세계로 마음껏 달려 간다.

나는 내 생명의 영혼을 이 좁은 공간에 가두어둔다.

답답해 숨을 쉴 수 없을지라도 상상 속 무한한 세계로 뛰어든다.

만약 내게 대자연의 비밀을 파해칠 능력이 있었다면

이런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이렇게 달콤한 순간을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신의 경지에 이른 평화로운 마음으로 크게 외친다.

"아 하늘이시여! 나의 하늘이시여!"

그저 이 말 말고는 더 이상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

자연의 오묘하고 위대한 힘 앞에

인간 세상은 얼마나 복잡하고 어지러운가?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좁아지고 있는가?

현대인은 자연과 자유가 결핍된 세상에서

점점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마음속 족쇄를 풀어놓아야만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데 말이다.

나아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우리의 마음이

무한히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놀 수 있다.

즉,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여유를 찾고 층층이 쌓여 있던 포장을 벗어 던지면

대자연과 호흡하고 무한한 세계에서 기쁨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