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감동의 글

외인부대에 입대하고 싶다/빈센트 반 고흐

샬롬이 2013. 4. 13. 08:51

 

 

 

 

 

 

외인부대에 입대하고 싶다

 

 

 

/빈센트 반 고흐

 

 

 

 

 

 


테오에게...

 

 아무래도 군에 입대할까 싶다.

이곳에 있는 게 싫은 까닭은 나에 관한 소문이

이 마을에 이미 다 퍼져서 사람들이 나를 거부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내가 망설이는 것은 군대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이다.

만일 외인부대에 입대해서 5년간 지낼 수 있도록 허용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내 선택이 충동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선택은 아주 평온한 상태에서 깊이 숙고해 보고 결정한 것이다.

받아주기만 한다면 외인부대에 입대하고 싶다.

 

5년 동안 외인부대에 가겠다는 결정이,

나를 희생하기 위해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삶은 공정하지 않았다.

지금뿐 아니라 과거에도 나는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해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충분히 생각할 수 없었다.

어쩌면 정신병원이나 군대처럼

 규칙에 따라야 하는 곳에서 더 편안할지도 모르지.

내가 미쳤거나 간질환자라는 걸 이곳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어서

나를 거부할 가능성이 큰 것처럼, 파리에서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니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잘 생각해 보자.

기다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그림이든 무슨 일이든 그럭저럭 해 나갈 생각이다.

그림을 그리느라 너에게 너무 신세를 졌다는

채무감과 무력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이런 감정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편할까.

 

 

 

1889년 5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