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가 살았다!!!
/작은천사
봄날의 하루가 시시각각 다르게 만물을 움추리지 않고
생동하게 만들어 가고 있기도 하다.
연분홍빛 치마를 걸친 매화는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하였고
노오란 저고리의 민들레꽃도 어디든지 씨앗이 떨어져 죽지 않고 잘 살아서
봄의 전령사의 한 몫을 하며 희망을 전해져 마음속까지 노랗게 물들었다.
하얀 목련화도 솜털옷과 같은 곁잎으로 추운 겨울을 잘 견디어
꽃들이 만개되었으나 단번에 한 잎 두 잎 떨어져
박목월 시에 김순애 작곡의 <사월의 노래>를 흐느끼며 부르기도 한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부활절을 지낸 오늘, 4월의 첫 날을 맞이했다.
산들도 새순을 내어서 파스텔톤의 연두빛으로 손짓하며 유혹하기도 한다.
그 산으로 오르면 눈물 머금은 붉은 진달래꽃도 만날지도 모르지만
무시무시한 호랑이가 나오면 큰일이지 않는가? ㅎ
산이 산불로 다 타버린 대머리에 숲이 우거지게 나무 심으라고 부르고...
들이 보리밭에 잡풀 좀 뽑으라고 일손을 부르지만
어딘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을 어찌하랴~
그래서 한 달 전 3월 1일의 황금 연휴에 떠난 춘천행에서의
일어난 죽음과 같이 혼쭐난 난감한 사건과
너무나 가서 보고 싶어 그리웠던 그 곳의 풍광을 떠올리며
부끄러움을 뒤꽁지에 감추고 털어 놓으며
완연해가는 봄의 향연에 빠져 보리라.~~*^&^*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우물안 깨꿀이어서 그런지
모처럼 나의 사랑이 이끄는대로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풍선과 같이 뿡~부푼 가슴을 안고 서울쪽으로 향했다.
서울역에서 모(?)박사님들의 대접을 받고
재미있는 문학 강의와 차도 마시며 담소를 즐기다가
행선지인 강원도 방향의 화천행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동쪽으로 갔다.
이쪽저쪽 헤매이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호반의 도시 춘천의
소양강 처녀를 만남이 먼저 선택되어 그곳으로 이정표를 바뀌었다.
버스를 타기 전에 따끈하고 달콤한 호도과자 몇 개로 둘이서 정답게
깔딱요기를 하여 배를 달래어 주었다.
시간단위의 W.C.행도 잊지 않고 거사를 행하였다.~ㅎ
여행의 준비는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건강이 최고다.
철저하게 대비한 소지품이며, 지갑은 다부지게 챙겨 넣었으니 걱정이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뱃사공(?)의 배는 아무탈 없이 잔잔하면서도 평온한 상태여서
차창밖의 풍광에 매료되어 찰칵~찰칵~ 아치형의 다리도 찍고..
십자가가 보이는 하얀 작은교회도 찍고.....태극기 달린 공장도 찍고....찍고...
높은 가지 끝에 앉은 새도 찍으며 너무나 신이 나서 와우! 와우!
내 사랑의 옆구리를 쑤셔 함께 감상하며 정말로 좋다고 감탄사를 올렸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고속도로의 차들이 밀리고...
땅굴같은 긴터널을 넘고 넘었는데도 얼마나 많은지...
강원도의 깊숙한 요새를 실감하기도 했다.
몇개나 되는지 손가락으로 세며...굴굴굴~발을 구르며 굴굴굴~
십리도 못가서 그만 뱃병이 나고야 말았다네유!!! 아이구! 날 살려줘유!
머리까지 어질해져 오고 소창자가 꼬이고...
대창자는 폭포수같이 내리칠 것 같은 고통과의 싸움을 참고 이기려고
집게손가락으로 살집을 꼬집기도 하며 죽을 힘을 다하여 견디었다.
그 와중에도 본체는 우째 이런 일이 생겼나? 생각을 거듭하고 보니
버스 정류소에서 효도과잔 줄 알고 먹었던
호도과자의 붉은 팥들이 위장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뱃사공의 배를 쿡쿡..찔려대는 것이 불효를 하고 있지 않는가?...
아니면, 점심에 섭취한 버무림의 융합이 잘못되었는지도???
우짜꼬...차들은 꽉 막혀 거북이 걸음으로 행진하고..
아무리 새치기 해서 달아나 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
깊은 산속의 휴게소는 보이질 않아 어찔 할 수도 없었다.
머리풀은 귀신이 나올법힌 허름한 기왓집이 보였을찌라도
무서운 줄 모르고 쭈삣쭈삣 동동걸음으로 냅다 문을 열고
정낭으로 달려 갔을련지도 모른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말이다....후후..
참을 수도 없는 아픔에 진땀으로 용을 썼지만 생리현상은 막히질 않고
자꾸만 심한 풍랑을 치며 배를 파산시킬 기세였다.
횡경막을 쪼우고...괄약끈을 꽁꽁 묶어 봤지만 넘쳐 쏟아질려는 둑을
어느 누가 막을 수가 있을까???..안 당해 보면 알 수 없는 일이잖는가! 우에에..
한 시간 반이면 도착 한다든 거북이 행진은 두어시간이 지났지만
좀체 도시가 보이지 않고 춘설로 쌓인 산이 보이고
산아래로 옹기종기 자리잡은 자그만한 동네들이 보이기도 했다.
꽉~막혀버린 차량의 행렬은 계속적으로 함께 나란히 가고 있지만
저마다 상대방의 당한 삶의 고달픔을 읽지를 못 할 것이다.
건너편의 차 안에서 아이들은 빨간 조끼를 입힌 귀여운 강아지와
장난하며 과자 부스러기를 주기도 하며 평온해 보였다.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하며 여행을 즐기건만 ....
왜 갑짝스런 위기가 예고없이 뱃사공에게 들이닥쳤단 말인가?
참고 참다가 얼굴을 찌부리며 옆자리를 차지한 사랑에게 결국 하소연을 했다.
"보소, 나 배 아파 죽겠소. 우짜마 좋소? 쏟아질것 같소..."
"뭐라카노...쪼개 참아레~다 되어 간데이~"
"안된다 안 카는교..시방 죽겠심더~"
애놓는 것도 아닌 까닭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사랑이
노신사의 체면을 구겨가며 어그정 ~어그정 운전석쪽으로 걸어가서
검은 선글라스를 낀 운전수 아저씨께 호소하여 도움을 구하였다.
다행히도 절박한 모습을 파악하신 친절하신 아저씨는
철판이 세워져 산만 바라볼 수 있는 아지트의 갓길에 버스를 정차시켜 주셨다.
설바람이 생~생~했지만...뱃사공의 배는 큰 풍파 가운데서도
파선을 당치 않고 살아 남을 수가 있었다!!!~ 구사일생이요!!!
오! 주여! 감사합니데이!!!
요나와 같은 마음을 용서하소서!!!
잊을 수가 없는 아지트!!! 고마워이!!!
뚜꺼운 철장으로 가려진 바람막이는 고속도로의 어디쯤이었을까?ㅎㅎ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분침으로 배려해 주신 분들께 부끄럽고 고마울 뿐이다.
땅거미가 옅게 깔린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뱃속의 남은 휴유증의 광란은 또 자제않고 일으켜 도중에 하차하고야 말았다.
생전 처음로 짧은 거리의 경보로 띠뚱띠뚱 오리걸음을 걸으며
가까운 식당으로 걸어갔다. 그곳은 인상이 좋고 소탈하신 두 부부께서
오랫동안 이효석님의 메밀꽃을 피운(?) 참메밀로 쫄깃한 국수를 팔았다고 했다.
그리 넓지 않는 공간이였지만 한 송이의 꽃이 핀 동백꽃 화분이 있고...
지방 특유의 말씨의 친절함이 강원도의 인심을 푸근함을 느끼기도 했네라~~
유난히 추위가 심했던 작년겨울의 기온이 아직까지 녹지 않은
길거리에 쌓인 눈더미에서 알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의 훈훈한 인심이 봄날과 같이 따스함이 풍기기도 하니
문학의 감성이 산골마다 거리마다 사람들의 마음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속도 아프고 온몸이 후들거린 가운데서도
창넘어로 보이던 숲속의 십자가의 빛을 바라 보면서
죽다가 살았다는 안도감에 감사의 눈물이 그렁거렸다.
여행은 고생이었지만 큰일을 치룬 추억의 감회로 남아 있고
지금도 춘천의 맛있는 매콤한 닭갈비를 못 먹고 온 게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뜨근한 옹심이 메밀국수 그날따라 효자였다.~ㅎㅎ
다음날, 소양댐의 소양강처녀 동상과 함께 황태탕도 일품이었다.
남은 여정의 시간의 '동백꽃' 붉은 청춘속의 낭만은 계속 흐르고 있지만
죽을뻔한 고비를 넘긴 위장 속을 감시하는 뱃사공이 되어서 노를 젓는다.
배에는 물건(?)이 너무 넘쳐도 아니되고...욕심을 버림과 동시에 깨끗함을...
불량품은 사절임을 알 수가 있었다. 오~래 살기보다는 건강해야겠음에~~
항상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창조주의 뜻을 준행하며
풍파 많은 세상의 걱정과 근심도 그분의 운행에 맡기오리다~~~*^^*
- 삶이 순간적인 것임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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