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에 앉아서...
/작은천사
유년시절, 여름 방학때가 되면 시골교회 앞 계단 옆의
아름드리 굵은 측백나무 위에 올라 가서 놀곤 했다.
책을 한권 들고 가서 한 마리의 매미처럼 나무 가지에 걸터 앉아서
솔솔 불어 오는 바람결따라 상큼한 측백향을 마시며 책을 읽기도 하고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때론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올라가서 가위 바위 보, 놀이도 하면서
여름날을 정글의 타잔처럼 나무 위에서 보내기도 했다.
나무가지에 모두들 앉아서 노래도 부르기도 하고 측백나무 열매를 따서
찰찰이 놀이를 하면서 손안에 몇개가 들어 있는지를 맞추기도하고 못 맞추면
이마에 낙방을 맞기도 하면서 하루종일 맨발로 오르락 내리락 까칠한 나무타기에 신이 났었다.
그것도 싫증이 나고 재미가 없으지면 뙤약볕을 받으며 한참 걸어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옆에는 큰 무덤들이 나란히 있는 곳이었지만 무서운 줄도 모르고 개구장이들은
개울가에 가서 물장구치며 개구리 헤엄을 치기도 하며 얼굴이 까맣게 그을러 영락없는
깜둥이 가 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꼬맹이 친구들이 자연과 더불어 숲속에서
가재도 잡고 물방아놀이도 하며 메뚜기, 매미, 잠자리,나비 등. 곤충들의 관찰과 함께
방학 숙제인 식물채집은 가장 흥미로웠다. 잎마다 다른 생김새로 자라고 있어
가지고 간 책갈피에 꽂아서 돌에다 눌러 두었다가 해질 무릅에사 가져 온곤 했다.
이처럼 나무 위에 앉아서 새처럼 재잘이며 놀기도 하고 개울에서 물고기떼가 되어
먹감기도하며 자연 속에서의 하루는 자연책 공부는 물론 어떤 공부 보다도
친구들의 단합인 도덕 공부가 되고 새소리 물소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음악 공부가 되어 놀고 즐기면서도 자연을 스승으로 돈독함을 쌓을 수가 있었다.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이자 "에밀"의 작가인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를
꼬맹이 친구들은 자연히 실천 하고도 남았다.
자연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높은 나무 위에 앉았을 땐 항상 떨어 질것을 생각하며
몸과 마음을 단단이 가져야만 한다.
시원한 바람과 꽃향기에 깜박 졸음에 취하다 보면
그만 땅바닥으로 떨어지고야 만다.
그리고 물 속도 잘 살피지 않고 먹감다간 큰일이 난다. 물뱀들이 꼬리를 치며 달려
올 수도 있고 나무가지에 걸려 요동치도 못할 것이니 그때야말로 요지부동일 수 밖에 없다.
곤충채집하는 것과 같이 파닥거리는 성격 만큼이나 잡히려 하지 않는 것을 잘 간수하려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낄 것이다. 자신을 누르고 눌려서 잘 펴진 식물의 채집이
되기까지는 인내와 고통이 따르지만 오랜 보관을 통해 이름이 남으려면 자신을 죽여야만
빛나는 모양으로 새롭게 되어지리라고 본다.
며칠 전. 아프리카의 밀림 지대의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보았다.
정글과 같은 그곳에서의 인디오들의 삶은 모험 그 자체였다.
아주 높은 나무에다 집을 짓기 위해 그들은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나무 가지들을
잘라내고 잎들도 받치고 얽매어서 가족들이 휴식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어
아슬아슬 하면서도 그들의 두려움없이 살아가는 생활이 정말 놀라웠다.
그 높은 곳에 있으면 폭풍이 부는 날도 있을 것이고 폭우로 온통 가슴 조이며
미끄러운 사다리같은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삶을 유지 할 것이다.
그들의 삶을 보면서 자연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달았다.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자기 위치에서 언제까지나 성실하게 주어진 삶을 감사하며
자연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않으며 살아가야 함을 명심하게 되었다.
어릴 때의 나무 위에 앉아서 부르던 곡이 있다.
원숭이...
바나나는 길다
긴 것은 기차 ...기차는 빠르다..
빠른 것은 비행기...
비행기는 높다...
높은 것은...하늘
하늘은 푸르다
푸른 것은 ...
우리의 마음!!!
언제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살기를 바라건만
잘 시행이 아니 되니 우짜꾸.....하늘에 점을 너무 많이 찍어 놨다네...
누가???? 삐뚤..삐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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