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내며....
/작은천사
가을의 오곡들은 추수를 마쳐 농부들의 감사와 함께 곳간에 들여지고
수줍은 주홍감과 탱글함을 뽑내는 붉은 사과도 이름표를 단 박스에 포장되어
도시의 명품관에 진열되고 오가는 눈길을 맞추며 주인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농촌에서의 가을은 이토록 정성을 다하여 먹거리를 준비하여
과일과 채소들을 자식 키우듯이 가꾼것을 아낌없이 재공하여 주며
봄부터 가을까지 햇볕과 비와 바람을 그저 선물로 주시어 자라게 하신
창조주께 감사찬송을 부르며 즐거워 하였다
노오란 은행잎들과 붉은점 검은점 칠한 감잎들도
골목길에 굴러와 서로 부둥켜 안으며 봄부터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나의 시선은 눈치도 못채나 보다 ~~~
살짝 끼어들어 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방해꾼이 되어 이리저리 흩어 놓으며
눈장난 하듯이 한움큼 손에 쥐고 낙엽으로 서로 머리에 뿌리기도 하고
날리기도하며 깔~깔까르르~~신나게 가을 속에서 행복했었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해마다 미당 서정주님의 시귀절이
마음을 적시는 가을날이 가득 찰 때면
향기로운 국화같은 누님 얼굴이 되어보기도 하고
구르몽의 <낙엽>을 떠올리며
"시몽 너는 좋은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를 외며
낙엽진 도로를 바바리코트 입고
시인 아닌 시인이 되어 센티해지기도 한다.
이제 ,
풍성했던 가을과 낭만이 어울러진 시간들을
책갈피에 차곡차곡 끼워 두고
가을과의 이별의 전주곡을 들어야겠다
슈베르트의 미완성곡도 함께...
열매 맺지 못한 뿌리없는 가을의 나무같은 마음과
또 나의 가을은 바람에 흔들리며
겨울을 향해 가고 있답니다.
2011년의 가을을 기다리며
이해인님의 <가을의 편지>라도 넘겨 볼까봐요
2010년의 가을이여!!!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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