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30
/셰익스피어
차분히 고요한 생각의 모임으로
옛 일들의 추억을 불러들이면
사라져 버린 것이 많아서 한숨지으며
해묵은 슬픔으로 그리운 시간의 소멸을 새삼 울어요.
종말 없는 죽음의 밤 속에 숨은 귀한 동무들,
흐를 줄 모르던 눈물에 눈이 잠겨요.
오래 전에 끝장 본 사랑의 슬픔에 다시금 울어요.
사라져 간 여러 모습 슬퍼하여요.
이미 과거에 묻어 버린 아픔을 다시 앓고
무거운 심정으로 이 슬픔 저 슬픔을 다시 헤아려요.
예전에 울어 버렸던 슬픔의 슬픈 내력을
진작에 눈물로 값을 치렀는데도 새로 다시 치러요.
그러나 친구여, 그러다가 그대가 생각나면,
모든 상실은 메워지고 슬픔은 끝나요.
解*
다정다감한 시인의 추억에는
지금 당장 행복보다도
사라져 버린 그리운 사실들이 가득하다.
이 시의 특징은 셰익스피어 특유의 슬픈 추억에 대한
비유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상실감에 대한 시적 표현에 있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특히 우수하다.
모든 상실감을 메우고도 남는 것은
지금 당장 살아 있는 친구의 우정이다.
-Shakespeare 소네트집/셰익스피어/이상섭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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