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
/오일도
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
저녁때면
창에 기대어
저 -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백색의 아득한 해로(海路) -
내 시선은
멀리 흰 돛에 닿았건만
그러나 나는
누구 오기를 기다림도 아닙니다.
마음없이
옛날 노래도 부르며
집 지키는 소녀처럼
또 휘파람 붑니다.
슬픈 일과가 거듭는 동안
물결은 부딪쳐
사주(砂洲)의
빈 조개꼅질을 몇 번이나 옮겼는고!
오늘도 해가 저물어
엷은 볕 물 위로 사라지고
무심한 갈매기만
저 홀로 섬을 돕니다.
오일도(1901-1946)
본명은 희병(熙秉) 경북 영양 출신.
일본 릿교대학 철학부 졸업.
<조선 신문단> 4호(1925)로 데뷔.
<시원>을 창간하여 예술 지상주의의
개화를 보게 했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詩 99선 /김 경훈 역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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