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습작<글>

보리고개의 悲話

샬롬이 2010. 6. 6. 21:04

 

 

 

 

 

보리고개의 悲話

 

 

 

 

                                                

/작은천사

 

 

 

 

늦가을에 골을 타서 보리씨를 뿌려 그 추운 겨울에 싹이 뽀족 뽀족 나서

눈 속에서도 얼어 죽지않고 잘 살아서 봄에는 잔디를 깔아 놓은 듯

청녹색을 띄우더니 벌써 보리이삭이 노랗게 무르익어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 때쯤 제일 어려운 보리고개라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보리는 익지 않고...먹을 것이 없을 시대에 오롱 조롱 형제들은 매달리며 보채고....

월사금은 밀러서 선생님의 독촉에 학교 가는게 싫어져 괜히 지각생이 되어 청소하게 되고...

하교 길엔 길섶의 밀밭에밀을 꺽어 손으로 싹싹~비벼서 꼭꼭 십어면 껌같이 되어서

친구들과 여럿이 밀밭을 수셔 놓기도 했다.

 

그 때만해도 둘째 언니는 꽃다운 스무살 쯤이어서

검은머리 쭝쭝 땋아 댕기하고 통치마에 저고리를 입고 한창 예쁠때여서 그런지

동네 총각이 가슴앓이 하다가 드디어 어느날 돌가루 종이에다 콩고물이 잔뜩 묻힌

쑥떡을 가져와언니 한테 내밀어 동생 셋은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언니는 그만 우리집 앞의 조그만한 다리 밑으로 떨어 뜨리는게 아닌가?

어린 나는 먹지 못한 안타까움에 땅에 발 비비며 으앙~~울고야 말았다.

총각은 말도 못하고 가버렸고 ...쑥떡은 다리 밑에 던져져 있고..

동생들은 덩달아 울어싸고.....나중에 동생들이 언니 붙잡고 언니! 떡~~

따라 다니며보채는 바람에 다리 밑에 던져진 개미가 와글거리는

쑥떡을 가져다가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아직도 언니와 그 옛날 쑥떡 얘기만 나오면 언니는

"내가 왜 그 때 그랬는지 모르겠다 연애라도 해서

너거들 맛있는 떡 많이 좀 먹일건데"라고 하면서 웃으신다.

"눈물의 빵을 먹어 보지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네요 ~~

 

요즈음의 어린이들은 상상도 못할 시대의 悲話랄까?

그 때 그시절은 또 누구나 미군 아저씨들의 던져 주는 초크렛과 껌을제일 좋아했다.

집집마다 구제품들도 주어 후리아치마를 입고 뱅글돌면서

고무공을 치마 속으로 넣어 손으로 뒤로 재겨 잡는 놀이였다.

"삼천리 강산에 새 봄이 왔어요 농부들이 씨를 뿌린다"라는

노래를 하면서 해가 지도록 배고픈 줄도 모르고 콩!콩!뛰면서 놀았다

 

오늘의 어렵고 힘든시대지만...

그 때의 보리고개의 배고픔만 하리요.

나는 오늘 길섶 아닌 친구네 밭에

조금 심어둔 보리이삭을 꺽어 왔다.

수염을 달고 알알이 맺힌 보리를 보니

우리 부모님들의 애환이 가득 담겨진

서러운 시절의 한을 뿜어 올리는 고통과 비화이어라~~~~~

 

 

    울고 싶은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