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샤를 보들레르
내 청춘은, 새까만 폭풍우에 지나지 않았고,
여기저기 빛나는 햇살이 떨어질 뿐이다.
천둥과 비바람에 그렇게 휩쓸려
내 정원에는 빨간 열매도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이제 나도 상념의 가을에 접어들어,
삽과 갈퀴를 써야만 한다.
홍수에 피해를 입은 지면을 다시 한 번 고르고 싶지만,
물이 무덤처럼 큰 구멍을 몇 개나 후벼 팠다.
그러나 누가 알까, 내 꿈꾸는 새로운 꽃들이
강가 모랫밭처럼 씻겨 흘러가 버린 이 땅에
자양분이 되는 신비한 양식을 발견할 수 있을지?
- 오, 고통이여! 고통이여! '시간'이 생명을 좀먹고,
우리의 심장을 갉아먹는 무서운 '적'이
우리의 잃어버린 피로 자라 살이 오른다!
-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명시 77선> 중에서 -
'**시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올려 보세요/알프레드 드 뮈세 (0) | 2015.11.24 |
---|---|
하늘은 지붕 위에/폴 베를렌 (0) | 2015.11.20 |
가을 노래/샤를 보들레르 (0) | 2015.11.17 |
가을/기욤 아폴리네르 (0) | 2015.11.14 |
너무 작은 심장/장 루슬로 (0) | 201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