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비가/괴테

샬롬이 2015. 4. 7. 07:38

 

 

 

 

비가

 

 

- 인간이 그 고통 속에서 말을 잃어도

신 하나가 나에게 말하게 했다.

어째서 나 괴로워하는. -

 

 

 

 

/괴테

 

 

 

 

 

무얼 나 이제 재회에서 희망하

이날의 아직 닫혀 있는 꽃에서?

낙원이, 지옥이 네 앞에 열려 있다

마음속 솟구침은 얼마나 흔들리는지! ---

더는 의심 말자! 그녀가 천국의 문으로 다가선다

두 팔로 그녀, 너를 안아 들어올린다.

 

 

그렇게 네가 낙원 안에 받아들여져 있었다.

아름다운 영생을 누릴 만한 사람인 듯,

더는 아무런 소망도 없었다, 희망도 요구도 더는 없었다

여기에 가장 내밀한 지향의 목표는 있었다

단 하나뿐인 이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찬 눈물의 샘은 금방 말랐다.

 

 

날이 그 빠를 두 날개를 쳐들어

분(分)들을 앞으로 몰아 대는 것 같았다!

저녁의 입맞춤, 변함 없게끔 묶어 주는 인장

하여 이것이 다음 태양으로 남아 있으리.

시간은 부드럽게 흐르며 서로 닮아 갔다

자매들처럼, 하지만 어느 시간도 다른 시간가 똑같진 않았다.

 

 

입맞춤, 마지막 입맞춤, 끔찍하게 감미롭게, 갈갈이 베며

뒤얽힌 사랑의 찬란한 엮임.

이제 서둔다, 이제 멈춘다, 발걸음은 문턱을 피하며

*게르빔이 불꽃 검으로 그를 여기서 몰아내기라도 하듯

내키지 않는 눈길로 눈은 어두운 오솔길을 응시한다

뒤돌아본다, 천국 문이 잠겨 있다.

 

 

이제는 마음도 제 안에 잠겨 있다, 마치

한번도 열려 본 적 없듯이, 열락의 시간들이

하늘의 별 하나하나와 내기를 하며

그녀 곁에서 빛나는 것을 느껴 본 적 없듯이.

이제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서

침울, 후회, 비난, 무거운 근심이 짓누른다.

 

 

세계가 남아 있지 않단 말인가? 암벽들

더는 신성한 그림자들로 관(冠) 쓰지 않는가?

추수, 여물지 않는가? 푸르른 지역

강가에서 덤불숲과 풀밭을 지나며 이어지지 않는가?

궁륭이 되지 않는가, 세상을 덮는 큰 것

모습도 많은 것, 금방 모습도 없는 것?

 

 

얼마나 가볍고 사랑스럽게, 맑고 여리게 짜여

떠도는가, **세라핌처럼, 엄숙한 구름의 합창대

마치 그녀와 닮은 듯, 저 높은 곳 푸른 정기에서,

날씬한 모습 하나 환한 운무에서 솟아나온다

저렇게 그녀 즐겁게 춤추며 압돠던 모습 너는 보았지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

 

 

하지만 오직 몇 순간 너로 꾀해 본다

그녀 대신 신기루 하나를 그러잡아 오려 한다

마음속으로 다시, 거기가 낫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그녀 가벼이 움직인다, 모습 바뀌어 가며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모습이 된다

저리 수천 겹으로 또 점점, 점점 더 사랑스럽게.

 

 

맞아 주려고 그녀 천국 문가에 머물렀다가 거기서부터

한 계단 한 계단 나를 행복하게 해 주던 모습대로

마지막 입맞춤 다음에도 또다시 내게로 달려와

가장 마지막 입맞춤을 내 입술 위에 눌러 주던 모습대로.

그리 맑게 생동하며 사랑의 모습 머물러 있다

불꽃 글씨로 적혀서 변함없는 마음 안에.

 

 

마음 안에, 요절 드높은 성벽처럼 굳건하게

그녀를 간직하고, 또 그녀가 그 안에 간직된 마음

그녀를 위해서 그 자신의 지속을 기뻐하는 마음

오로지, 그녀가 자신을 열어 올 때 자신을 알고

그 사랑스러운 울타리 안에서 보다 자유롭게 느끼며

아직 고동치낟, 오직 그 모든 것에 대하여 그녀에게 감사하려고.

 

 

사랑하는 능력이, 사랑의 보답을 바라는

욕구가 지워졌었는데, 사라졌었는데

이제 기쁜 설계를, 결심을, 재빠른 행동을

하고픈 희망의 흥을 얼른 되찾았다!

사랑이 사랑하는 이에게 정신을 주면

그런 건 내게서 더없이 사랑스럽게 이루어졌다.

 

 

그것도 그녀를 통해서! --- 내면의 두려움이 어떻게

정신과 육신을 눌렀는지, 반갑잖은 무거움으로.

사방의 무서운 모습들에 시선은 사로잡혀 있다

옥죄인 마음의 공허, 그 활량한 공간 속에서

이제 희망이 어렴풋 밝아 온다, 잘 아는 문턱으로부터

그녀 자신이 나타난다, 부드러운 햇살의 밝음 속에서.

 

 

평화의 신, 너희를 여기 낮은 곳에서

이성보다 더 축복한다는--- 그렇다고 우리는 읽는다---그분과,

사랑의 명랑한 평화를 나는 비교한다

가장 사랑한 존재의 현전 가운데서

거기서 마음은 안식한다, 그러면 그 무엇도 거스르지 못한다

깊은 뜻을, 그녀의 것이 된 뜻을.

 

 

우리 가슴속의 깨끗함 가운데 지향 하나가 물결친다

보다 높고 보다 깨끗한, 미지의 것에

감사하며 제 스스로를 헌신하려고

영원히 일컬어지지 않은 것의 수수게끼를 풀며.

우리는 그것을 경건하다고 부른다!--- 그런 드높은 지복에

나의 몫이 있음을 느낀다, 그녀 앞에 서면.

 

 

그녀의 시선 앞에서, 또 태양의 지배 앞에서

그녀의 숨결 앞에서, 도 봄의 대기 앞에서

목아 버린다, 그렇게 오래 얼음같이 굳어져 있더니,

겨울 구덩이들에 깊이 들어 있던 자의식

어떤 이기심도, 어떤 강한 의지도 버티지 못한다

그녀가 오면 그 앞에서는 모두 씻긴 듯 가라지고 만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시간 시간

우리에게는 삶이 다정하게 주어지지요.

어제의 것은 우리에게 별로 알려주는 바가 없었고

내일의 것, 그걸 아는 건 금지되어 있지요.

그러니 저녁 앞에서 내가 두려워한들

태양은 가라앉았어요, 그러면서 보았지요, 무엇이 나를 끼브게 하는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들여다봐요, 즐겁게 알아채며

순간의 눈을! 미룸은 없어요!

얼른 그이를 만나지요, 호의를 가지고 또 생생하게

행동 가운데서든, 기쁘게도 사랑 가운데서든

오로지 당신이 있는 곳에서는, 모든 것이, 늘 어린애들 일 같기를,

그렇게 당신이 모든 것이지요, 극복될 수 없는 분이고요."

 

 

말을 참 잘하는구나, 나는 생각했다, 신 하나가 수행하며

네게 순간의 호의를 주었구나,

하여 아리따운 네 곁에서는 누구든 느끼게 된다

이 순간 운명의 호의를 입은 사람이, 자신이라고.

너로부터 물러나라는 신호가 나를 놀라게 한다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리 높은 지혜를 배운들!

 

 

이제 나는 멀리 있다! 지금 이 일 분 일 분에,

무엇을 해야 합당하겠는가? 할 말을 모르겠다

그녀는 내게 아름다운 것에다 많은 좋은 것을 준다

그게 짐이 될 뿐, 내 자신을 밀쳐내어야만 한다

걷잡을 수 없는 그리움이 나를 이리저리 내몬다

여기에는 해 줄 남은 충고라고는 없다, 한없는 눈물뿐.

 

 

그렇게 계속 솟는다 걷잡을 수 없이!

하지만 내면의 뜨거운 불을 가라앉힐 수는 결코 없으리!

벌써 내 가슴속에 깃들어 거세게 잡아 챈다, 내 가슴

죽음과 삶이 끔찍하게 서로를 격파하는 곳

육신의 고통을 가라앉히는 약초야 있겠지만

정신에게는 결심과 의지가 없다.

 

 

개념이 없다, 어떻게 그녀 없이 지낸단 말인가?

그녀의 모습을 수천 번 되풀이한다

금방 머뭇머뭇 머물다가, 금방 낚아채진다

어렴풋이 지금 또 지금 이 가장 맑은 빛줄기 속에서

어떻게 이것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되겠는가

이 밀물과 썰물, 이 오고 감이?

 

 

여기서 나를 떠나라, 충직했던 길동무여!

나를 호롤 버려 두라, 암벽에, 늪에 또 이끼 속에

그냥 계속 가라! 너희에게는 세계가 열려 있다

땅은 넓고, 하늘은 고귀하고 크다

바라보라, 탐구하라, 개별적인 것들을 모으라

자연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리.

 

 

나에게는 우주가, 나에게는 내 자신이 상실되었다

그래도 한때 신들의 총아였던 나에게

신들은 나를 시험했다, 내게 판도라를 주고

그렇게 재화를 많이, 위험은 더 많이 주고는

나를 몰아갔었다, 주기 좋아하는 입에게로

나를 떼어 놓았다, 나를 처넣었다, 멸망으로.

 

 

 

* Cherub. 지(知)의 천사 세라핌(Seraph) 다음가는 2계급의 천사로

신의 지와 정의를 나타낸다. 칼을 들고 있는 것으로 상징된다.

** 세라핌은 수석 천사이며 불과 빛의 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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