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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나라

예수 그리스도의 지옥행에 대한 시상/ 괴테

샬롬이 2015. 4. 7. 07:39

 

 

 

 

 

예수 그리스도의 지옥행에 대한 시상

- *부탁을 받고 J. W. G.가 기획해 씀.-

 

 

 

 

/괴테

 

 

 

 

 

 

이 얼마나 유별난 혼잡인가!

환성이 하늘을 뚫고 울린다.

큰 군대가 장엄하게 나아간다.

수십억의 수행을 받으며

하느님의 아드님이 그 왕좌로부터 일어나

저 어두운 곳으로 서둘러 가신다.

노우에 에워싸여, 그분은 서두르시고

심판자로서 또 영웅으로서 오신다.

그분이 가시면 별들이 모두 벌벌 떤다.

태양이 떤다. 세상이 떤다.

 

 

불 바퀴에 실려 가는

승리의 수레 위에 그분의 모습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분의 모습이 보인다.

세상으로부터 멀리, 별들로부터도 멀리

저 멀리에 있는 이들에게도 승리를,

그분이 우리를 위하여 거두신 승리를 보여 주신다.

그분이 지옥을 부수러 오신다.

그 죽음이 이미 내리쳐 놓은 지옥을.

지옥은 그분으로부터 받을 심판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들으라! 지금 저주가 실현된다.

 

 

지옥은 승리자가 오는 것을 본다

지옥은 힘을 빼앗긴 느낌이다.

지옥은 떨며 그의 얼굴을 피한다.

지옥은 그분이 내리치는 천둥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지옥은 숨으려 하지만 소용없다.

지옥은 도망치려는데 되질 않는다.

지옥은 자신을 구하고자

심판자에게서 벗어나 보려 하지만 소용없고

주님의 노여움은, 쇠사슬처럼

그 발을 묶는다, 도망칠 수가 없다.

 

 

여기에 짓밟힌 괴기한 용이 누워 있다.

용은 누워 드높으 자의 복수를 실감하고 있다.

용은 복수를 느끼고 분노에 이를 간다.

용은 전체 지옥의 고통을 느낀다.

용은 신음하고 울부짖는다 수천 번을 이렇게.

나를 없애 다오, 오 뜨겁게 이글거리는 불아!

저기 불바다 속에 용이 누워 있는데

불안과 고통이 영원히 용을 고문한다.

그분이 저주하신다, 고통이 용을 파먹으라고,

그러나 들으라, 고통이 영원하라신다.

 

 

여기에도 괴룡과 또같이 악덕을

저지른 저 큰 무리가 있지만

괴룡처럼 그렇게 악하지는 않다,

여기에는 헤아릴 수 없는 무리가 있다.

까맣게 끔찍스럽게 밀리며

그를 에워싼 연옥 속에.

그를 본다, 그들이 심판자를 피하는 모습을

그는 본다, 폭풍이 그들을 찢어 먹는 모습을

그는 그걸 보지만 기뻐할 수는 없다

고통이 더 크기 때문.

 

 

사람의 아드님이 승승장구하며

검은 지옥 늪으로 내려가

거기서 당신의 장엄함을 보이신다.

지옥은 그 광채를 감당할 수 없다!

창조의 첫날부터

지옥은 어둠을 지배했던 것.

지옥은 모든 빛으로부터 덜어져 있다.

여기 혼돈의 고통으로 가득 찬 채.

그분의 용안에서 뿜어 나오는 빛줄기를

신은 늘 지옥으로부터 돌려 위로 향하게 하신다.

 

 

지금 지옥은 본다 한껏 움츠린 채

아드님의 영광이 빛나는 모습을

그 무서운 위엄을

지옥은 천둥으로 에워싸인 그분을 본다.

지옥은 본다, 노한 하느님이 그 앞에 서시니

모든 바위가 떠는 것을.

지옥은 본다, 그분이 심판하러 오심을

지옥은 사무치는 고통을 느끼고

스스로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소용없다.

그런 위로마저 지옥은 이루 수 없다.

 

 

이제 지옥은 자신의 옛 행복을 생각한다.

고통에 가득 차 저 시절을 돌이킨다.

이 광채가 지옥에게 즐거움을 낳아 주었던 때

그때만 해도 그 마음에 미덕이 남아 있던 때

그 즐거운 정신이 생생한 젊음과

언제나 새로운 환희로 가득 차 있던 대를,

지옥은 분노해서 스스로 지은 죄를 생각한다.

인간들을 얼마나 대담하게 속였던가를.

지옥은 신에게 복수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지 몸으로 느낀다.

 

 

하느님이 한 사람이 되셨다. 지상으로 오셨다.

이 자도 나의 희생물이 되라

말하며 사탄은 기뻐했다.

사탄은 기독교를 망치려고 했다.

온 세계의 창조자가 죽겠거니 한 것.

그렇지만 네게 화(禍) 있으라, 사탄아, 영원히!

넌 네가 그분을 이길 줄 알았고

넌 그분이 괴로우실 때 기뻐했지.

하지만 그분은 승리를 거두며, 너를 묶으러 오신다.

오 죽음아, 너의 가시는 어디로 갔느냐.

 

 

말하라, 지옥아! 말하라, 네 승리는 어디에 있느냐?

보기만 하라, 네 세력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너는 지고하신 분의 힘을 금방 알아보겠지?

보라, 사탄아! 부서진 네 나라를 보라.

너는 수천 겹 고통에 짓눌려

영원히 캄캄한 어둠 속에 있다.

벼락을 맞은 듯 거기 누워 있다.

어떤 행복의 빛에도 기뻐하지 않는다.

소용없다. 넌 아무것도 희망해서는 안 돼

메시아는 오로지 나를 위하여 돌아가신 거야!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모습을 보일실 때

온 대기를 뚫고 울부짖음이 솟구치고

저 검은 무덤들이 마구 흔들린다.

지옥은 분노하여 삐걱이지만 지옥의 분노에게는

우리의 위대한 영웅이 명령할 수 있다.

그분이 눈짓하면, 온 지옥이 잠잠해진다.

그분의 목소리 앞에서 천둥이 우르렁거린다.

승전기가 높이 나부낀다.

그리스도께서 심판하러 오시면

천사들조차도 무서워 덜덜 떤다.

 

 

지금 그분이 말씀하신다. 그분의 말씀은 천둥

그분이 말씀하신다. 그러면 바위들이 다 부서진다.

그분의 숨결은 불과도 같다.

이렇게 그분이 말씀하신다. 떨라, 너희 극악무도한 자들아!

에덴 동산에서 너희를 저주했던 분이

오셔서 너희 제국을 부수신다.

쳐다보라! 너희 전에는 모두 내 자식들,

너희 그런데 나에게 맞섰다.

너희 타락하여 뻔뻔스러운 죄인 되었다.

너희 이제 응분의 보상을 받는 것.

 

 

너희는 나의 가장 큰 적이 되어

사랑하는 내 친구들을 유혹했다.

인간이 너희처럼 타락했다.

너희는 인간이 영원히 멸망하기를 바랐다.

모두가 죽음을 맞으라 했다.

그렇지만 이제 울부짖으라! 인간을 얻은 것은 나.

인간을 위하여 나는 내려갔었고

괴로웠고 간구했고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

너희는 너희의 목적에 도달하지 못한다.

나를 믿는 자, 결코 죽지 않으리니.

 

 

여기 너희 영원한 사슬에 묶여 누웠구나

아무것도 너희르 ㄹ웅덩이에서 구해 내지 못한다.

후회도, 뻔뻔스러움도.

저기 누워, 유황불 속에서 몸을 오그리라!

너희 스스로 저주를 받겠다고 서둘러

거기 누워 영원히 탄식하고 있구나!

또한 너희를 나는 나의 사람으로 골라내었건만

또한 너희 경솔하게 나의 경의를 잃었고

또한 너희 영원히 상실되고 말았구나.

너희 투덜거리느냐? 잘못을 내게 돌리지 말라.

 

 

너희는 영원히 나와 함께 살아야 했는데

이에 내 말씀을 너희에게 주었었는데

너희는 죄지으며 따르지 않았다.

죄악의 잠에 빠져 살다가

너희 이제 정당한 징벌의 괴로움을 당하는 것

내 무서운 심판을 몸으로 느끼는 것 --

그렇게 그분이 말씀하시는데 무서운 천둥이

그분으로부터 나온다. 번개가 번쩍인다.

천둥이 죄 범한 자들을 붙잡아

나락 속으로 내친다.

 

 

사람이며 신인 그분이 지옥의 문들을 닫으시고

어두운 장소에서 가볍게 휘익 나오셔서

그의 영광의 나라로 돌아오신다.

그분은 아버지 곁에 앉으신다.

그분은 여전히 우리를 위하여 싸우려 하신다.

그분은 그러려신다! 아 친구들아! 이 무슨 행복인가!

천사들의 장엄한 합창

합창이 위대하신 하느님 앞에 환호한다.

온 피조물이 이 말씀 다 들으라고,

하느님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 1765년이나 그 전해, 괴테가 15세쯤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

1765년 16세의 괴테는 라이프치히로 갔는데,

고향 프랑크푸르트의 잡지 <보이는 사람들(Die Sichtbaren)>

1766년 호에 본인의 동의 없이 실렸다.

소재가 당시 개신교의 세계관의 범위 안에 있으며

문체나 문학관 역시 아직은 당대의 것을 따르고 있고

높은 성취도는 엿보이지 않으나 말년까지 지속된

관심사 한 가지의 발아를 볼 수 있다.

 

 

- 괴테의 시 선집/전영애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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