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벌을 건너며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영국의 시인
해는 지고 저녁별 빛나는데
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
내 멀리 바다로 떠날 때에
모랫벌아 슬피 울지 말아라
끝없는 바다로부터 왔던 이 몸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움직여도 잔잔해서 거품이 없는
잠든 듯한 밀물이 되어주오
황혼에 울리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찾아드는 어둠이여!
내가 배에 올라탈 때
이별의 슬픔도 없게 해주오
이 세상의 경계선인 때와 장소를 넘어
물결이 나를 멀리 실어간다 하여도
나는 바라노라 모랫벌을 건넌 뒤에
길잡이를 만나서 마주보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