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옛날 중국 북방의 한 요새에
앞일을 잘 내다보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이 노인이 기르던 좋은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귀한 말을 잃어버린 노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자, 노인은 조금도 애석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얼마 후 신기하게도 국경을 넘어갔던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요새로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경사가 났다며 이 일을 축하하자,
노인은 전혀 기쁜 기색을 보이지 않고 대답했다.
"이 일이 화가 될는지 누가 알겠소?"
노인에게는 말타기를 좋아하는 외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아들이 오랑캐의 준마를 타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걱정하며 이를 위로하자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꾸했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노인의 아들이 불구가 된지 1년쯤 되었을 때,
이웃 나라 오랑캐가 쳐들어왔다.
마을 장정들은 모두 싸움터에 나가 전사했지만
노인의 아들은 절름발이라서 징집을 면하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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