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주요한
나는 옛날 聖徒의 걸음으로
외로움의 깊은 골에 홀로 나려가며
추억의 무거운 바다, 물 밑에 엎드려
나의 난 날과 모든 해를 이로 짓씹고,
지난날의 뜬생각 우에 재를 뿌리려 한다.
나는 내 몸을 누르는 各各 옷을 벗어던지고
붉은 살로 얼음과 뜨거움을 능히 견디며
도올 줄 모르는 나의 상처를
찬바람과 날카론 빗으로 문질므로
나의 살에 참된 사랑을 맛보기를 원한다.
외로움은 뜨거움 없는 빛과 같다.
지금 이 기이한 굴 안에 광채가 가득하매
그 빛은 얼음같이 찬바람을 토한다.
나는 눈을 열 수 없고 물고기같이
외로움의 찬 빛을 호흡하며 浮沈한다.
아아<사랑한다>는 모든 것
몇 천 년 인류의 모든 겨레가 입으로 부르던
各色 가지의 <사랑>이란 말
그는 죽어 떨어진 꽃잎에 불과하다.
오직 이 광채 휘황한 슬픔과 아픔의 날에
죽는 듯이 빠르게 나의 핏줄기는 뛴다.
물소리가 멀리 들린다, 외로이,
여기 밤과 어둠이 없다.
그러나 그 빛이 차기 얼음 같고
그 밝음은 잔혹히 뚫어보는 눈동자 같은매
스스로 헤아리고 사모하는 마음은
이 외롬의 쓴 빛 아래 더욱 간절하니
나는 이를 악물고 감사의 눈물로, 여기서
神에게 나의 발가벗은 기도를 드리리라.
아아 그러나 이상하다, 고요한 울음소리가
저 멀리서 오는 듯이 마음속 깊은 데서
병에 넘치는 물같이 벼랑에 떨어지는 꿈같이
형언 할 수 없는 苦感과 快感을 가지고 온다.
나의 다문 입술은 때때로 떨리며
두 어깨는 어린아이와 같이 격노하였다.
이 같은 불안 속에 나는 소리를 들었노라.
<전에 슬픔의 바다에 잠기지 않은 자
또한 기쁨의 구름다리를 못 오르리라.
이미 있는 자, 시방 있는 자, 장차 있을 자,
너의 눈물을 네 환상 우에 쏟으라
거기서 너의 쓴 사랑을 찾으리로다>
폭풍우가 와서 나를 친다.
벗의 발자취 빈 공기를 통하여 가까이 온다.
색색의 그림자, 꿈, 혹은 나를 괴롭게
혹은 나를 즐겁게, 나의 귀와 눈과 살에 온다.
그러나 시방 나의 몸은 차고 또 더워
그 밖에 차기가 맑은 유리와 같고
그 안에 덥기가 풀무에 놀뛰는 火神 같다.
이리하여 기거운 침묵이 새벽처럼 와,
광채가 황홀한 기이한 굴속에
나는 맑게 개인 理智로 내 몸을
또 그 모든 지나간 날과 해를 잘 보며
후회도 없고 탄식도 없이 眩煌함도 다 가고,
소녀와 같이 純日한 애탐으로
제 몸과 그 모든 장래 올 날에 사랑을 붓는다.
이제 몸소 단련하는 외롬의 굴에 있으며,
언 바람과 칼 같은 광채에 붉은 상처를 내어주고
변함없고 다만 하나인 불꽃의<사랑>은
깜박임 없는 열정의 눈으로 영원히 지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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