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글 속의 글

*옛날의 거리/주요한

샬롬이 2013. 7. 5. 10:41

 

 

 

 

 

 

 

옛날의 거리

 

 

 

/주요한

 

 

 

 

 

 

조고만 복잡 조고만 시름, 조고만 행복,

새벽 물장수 석양녘에 주정꾼

궂은날 땅에 기는 연기

객줏집 부엌에 물이 들어

오오, 거리여!

고르지 못한 팔다리로

처마 낮은 가갓집을 젖먹이듯 헤가리던

나의 거리여.

 

 

장마날, 나막신을 위하여 진땅을 예비하고

또 겨울, 얼어붙은 네 비탈에서

아이들의 얼음지치기, 할머니 한탄

세배 다니는 남녀의 차린 옷이

찬바람에 푸덕거릴 때

거리여

네 뺨이 아침해에 불그레하였었다.

 

 

비 오고, 밝히고 바람 불어

울둑불둑 굳은 땅을

짐 실은 구루마가 털석거리고

먼눈 파는 아이가 돌뿌리에 넘어질 때

너는 참지 못하여 연해 웃었다.

 

 

달빛조차 얼어서 더 밝은 밤

밤엿장수 길게 외치는 소리,

희미한 방등 밑에 잦은 다듬이 방맹이가,

네 외로운 가슴에 얼마나 울렸을까.

또 봄이 와서 먼 산에 아지라이가 노닐어도

꽃구경 가는 아낙네의 흰 신이 한가로워도

너는 먼지 이는 구석에 흐릿한 그림자를 지키노라고

쉴새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너는 때로 한숨도 지으면서

이끼 덮인 수구로 빠져

굽은 소나무로 깎아놓은 다리를 건너며

또, 새벽민물에 나룻배를 건너

빨래소리도 못 들은 체하고

거리여, 너는

시냇물과 입맞추고

겸손하게 촌길과 손을 결렸었다.

 

 

길고긴 여름밤에

부지런히 골목집을 찾아들어가

수절하는 과부의 긴 한숨을 위로하고

속타는 며느리의 눈물을 마시었다.

너는 어느 때에 한 번이나

싫다 하였나, 더럽다 하였나, 못 참을라 하였나

너를 둘러싼 꿈속의 평화

대대로 전하는 게으름

너는 그를 불쌍하게 보았을지언정

나무라지는 않았다.

너는 놀랄 만한 참을성으로

그네가 그네의 행복을 찾도록

한결같이 기다렸었다.

그적에 나는 너의 몸가짐 눈짓을

너의 가슴에 따스함을

오오, 거리여

알었었다, 들었었다, 만졌었다.

 

 

그렇거늘 그렇거늘

오늘 너는 나를 몰라보고

나도 너와 초면이 되었다.

네 좌우에 있는 초라한 전들이

멀찍이 물러나서 곁눈질만 한다.

너는 네 우에서 아무런 비극이 생겨도

거리여, 거리여

너는 그렇게 변했다

너는 그렇게 변했다.

 

 

 

- 1991년 <불놀이>시집에서 -

 

 

 

 

 

 

 

밤새도록 빗님이

옛얘기를 들려 주듯

소근소근..자미있게 얘기하다간

흑흑흑....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아직도 창밖에서 서성이며 떠나질 않고

후미진 가슴을 도닥이고 있어요.

다정하게, 포근하게 감싸주며

조용하게 리듬을 두드리고 있지요.

비오는 날은 왠지 ....

아득한 꿈속의 평화를 누리면서도

그리움과 함께 강냉이 박상의 고소함이 묻어 오기도 하네라~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 같은 날은 ,

타임머신을 타고서 아득한 유년시절로 돌아가곤 한답니다.

그때만해도 장맛비가 억수로 내려 홍수가 지면 강가의 뚝다리 옆의 작은 초갓집이 

혹시나 떠내려 가지 않을까 걱정이된 사람들이 그곳을 달려가 보곤 했지요.

 흙탕물로 변한 강물이 찌꺼기들과 엉키어 무섭게 출렁이며 다리를 휘감으며 내리치고

수영도 잘 못하는 돼지들도  어푸푸..입과 코에 물을 품어내며 떠내려 오기도 하고,

태풍으로 인해 나무들이 뿌리가지 뽑혀  급물살을 타기도 했지요.

강옆의 오두막집은 아슬아슬 장독대까지 범람한 강물에 떨면서 그 집 가족들은

이불과 옷가지들을 리어커에 실고서 다른 곳으로 옮겨 놓기도 하는 광경을 지켜 보기도 했었다.

여름날의 다리 옆의 집은 시원함을 최고로 좋았지만 갑작스럽게 불어난 홍수의 물결엔

두려워 아절부절하며 거리로 뛰쳐 나와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도 한 심정은 얼마나 안타까운지...

지금은 그곳이 도로로 다시 정비되어 물난리 걱정없이 차들이 생~생 달리고 있기도 한답니다.

 

오늘 아침,

주요한님의 <옛날의 거리>의 시에 눈을 맞추며

가슴이 찌리한 전율이 전해져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하기도 했지요.

울아버지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1900년)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교육을 받으신

평양태생으로 그님은 1919년 <창조>, <불놀이>을 발표하시기도 했으며

언론사와 사회단체, 정계에까지 일하시다가 1979년에 작고한

나라를 사랑하시고 농촌을 사랑하신 훌륭하신 분이시기도  하네요.

<옛날의 거리>를 거닐다 보니

"조그만 복잡 조고만 시름, 조고만 행복,

새벽 물장수 석양녘에 주정꾼

궂은 날 땅에 기는 연기

객줏집 부엌에 물이 들어

오오, 거리여!

고르지 못한 팔다리로

처마 낮은 가깃집을 젖먹이듯 헤가리던

나의 거리여."

이 시를 거닐다 보면 우리들의 옛모습이 차곡하게 쌓여 있는 것 같아

고달픈 삶의 흔적들을 찾을 수가 있어 슬픈 애환이 묻어나기도 하네요. 

 

 온천지에 고속도로가 닦여 넓혀지고...

도심의 빌딩숲이 늘어나 골목길엔 휘황찬란한 불빛이 어렁거리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옛추억의 뒷안길을 찾고 있기도 하지요.

토담길로 에돌아가며 속닥이던 연인들의 추억의 울툭불툭한 길거리를.... 

그 곳을 그리워하며 애태움은 희소본능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기도 함일러라~~

산길을 걸으면서 자연숲의 맑은 공기와 그림같은 구부러진 노송의

 푸른 기상에 감탄을 올렸지요.

" 오! 오...오랫만이네에~아직 청청하시군요! 호호"

"허허...잎들이 뻗어 나가는디...힘을 실어 주다 보니..늙을  짬이 없지라유...허허"

까실한 껍질속이 다 섞어 빠쪄도 비바람에도 잘 이겨 낸 모습이 장해 보이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오솔길이던 그 길이 ...정지선이 있긴해도 편리함을 이유로 차도를 내어 버려 

새들은 종알거리며 대들기도 했으나 다람쥐들은 알밤에만 정신이 팔려 요리조리 팔짝거렸지요.

 

"그렇거늘 그렇거늘

오늘 너는 나를 몰라보고

나도 너와 초면이 되었다.

네 좌우에 있는 초라한 전들이

멀찍이 물러나서 곁눈질만 한다.

너는 네 우에서 아무런 비극이 생겨도

거리여, 거리여

너는 그렇게 변했다

너는 그렇게 변했다." -<옛날의 거리>중에서-

 

 

사랑하는 님들 이여!!!

어떤 길을 걸어 가고 계신가요?

넓은길, 좁은길, 오솔길, 골목길등....

어느곳으로 걸어 다니시더라도 험난했던 옛길을 잊지 마시옵고

창조의 길도 더 넓혀 나가시는 데 힘찬 에너지를 모아 보시옵소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앞날에

평화의 주님께서 주야로 도와 주시고 함께 하셔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길에도 기업들의 풍성한 열매를 맺고

평화통일을 소원하는 이산가족이  서로 내왕할 수 있는

가슴 아프고 눈물이 없는 날들이 속히 펼쳐지길  기도드립니다.~~

장맛비에 피해가 없도록 유의 하시며

가정마다  행복하시옵소서!!!

 

 

임마누엘!!!

샬~~~~~~~~~~~~~~~~~~~~~~롬!!! ^^*

 

 

 

- 빗소리에 따라 평화로움을 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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