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백석

샬롬이 2013. 6. 10. 23:15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

 

 

* 잠풍 : 잔잔하게 부는 바람.

* 달재 : 달째. 달강어(達江魚). 쑥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몸길이 30cm 가량으로 가늘고 길며, 머리가 모나고 가시가 많음.

* 진장(陳醬) : 진간장. 오래 묵어서 진하게 된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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