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을 때, 주를 찬양하여 감사한 삶이 되시길(샬롬이)

**시의 나라

양을 몰고/박목월

샬롬이 2013. 4. 4. 13:59

 

 

 

 

 

 

 

양을 몰고

 

 

 

 

/박목월

 

 

 

 

양을 몰고

개울을 건널 일을 생각한다.

 

 

그 순하고 어질고

어린것을 몰고

맑은 냇물을 건너는

그것이 나의 생애가 될 순 없지만.

 

 

 평화로운 풍경이여.

 

 

악착같은

삶에의 집착과 성의

손마디마다 구둣살이 박히고

발바닥에는 티눈

짓이겨가며 사는 생활의 길에서

 

 

나는 양을 몰고

개울을 건널 일을 생각한다.

 

 

 풀빛이 싱싱한 초원으로

나의 기도는 나부끼고

 

 

 

 자주빛 산줄기에

잔잔한 소망이 타오르는

 

 

그 어느 호젓한 오솔길로

 

 

양을 몰고

개울을 건너는 꿈을 꾼다.

 

 설사 그것이

나의 마지막 염원일지라도

누가 탓하랴

인생은 괴로운 것

아름다운 꿈으로만 그것을 짜안고

 

 

순하고 어질고

어린것을 몰고

나는 맑게 흐르는 것을 건널 일이

마음에 흐뭇하다.

그것이 나의 생애가 될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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