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책임
/로버트 스트랜드
대제독 칼 도니츠,
그는 히틀러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했던 사람이고,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무조건적 항복을 주재했던 인물로서,
1980년 89세의 나이로 함부르크에서 사망했습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 국방성 대변인은
연합국 해군에 맞서 독일의 잠수함 유보트를 지휘하던 되니츠에 대한
장례 예식이 군장의 예도 없이 치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성이 전 나치당원들의 시위가 있을까 두려워,
그의 장례 예식에 단 한 명이라도 군복을 착용하고
참석하는 것을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1945년 3월 30일, 뛰어난 잠수함 전략가였뎐 되니츠를
히틀러는 자신의 계승자로 손수 지명했습니다.
총통의 계승자였던 되니츠는,
독일 서부 전선에서 독일을 항복시키기 위한 연합군 측의 공격이
효과 없이 끝난 직후에, 독일의 항복을 주도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 와중에서도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와 전투를 계속해서 벌여 나갔지요.
그리고 히틀러는 그를 총통으로 지명하고는 바로 그 날 자살을 합니다.
사실 되니츠는 히틀러의 계승자가 되기 며칠 전부터,
너무나 흥분하여 자제력을 잃어 버린 히틀러를 대신해서
최고 통수권을 수행하고 있었지요.
호리호리한 체격에 과묵한 성격을 가졌던 되니츠는,
1945년 5월 22일 영국군에 체포되어,
1947년 누렌베르크 재판에서 전쟁 범죄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고,
10년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누렌베르크 재판에서,
전쟁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가장 적은 형을 받았지요.
형기를 마치고, 1956년 10월 1일 베를린의 스판다우 감옥에서
풀러난 그는 1959녀 <제독의 비망록>이라는 책을 써내어,
자신은 많은 나치 군인들이 그랬듯이 그저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하면서,
누렌베르크 재판 판결에 반박을 가했지요.
또한 이 글에서 자신은 전쟁이 끝날 무렵에
히틀러가 저지른 만행을 알게 된 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생명을 대상으로 벌이는 모든 행동은
그 행동을 벌인 이들 저마다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이든,
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이든, 아니면 평범한 일개 시민이든,
이 책임은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지요.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음 앞에 서야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죽음을 대비할 수 있을까요?
확실한 것은, 죽은 뒤에는 더 이상의 대비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삶에 대한 준비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이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일이요,
그 뒤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 지시려고,
한 번 자기의 몸을 제물로 바치셨고,
두 번째로는 죄와는 상관 없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셔서
구원하실 것입니다.
(히브리서 9: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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