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국가의 궁극적인 목적
/외제니 베글르리(철학박사)
정치체제 설립의 최종 목표는
사람들을 지배하고자 함도 아니며,
억압하거나, 다른 이의 굴레 아래 종속시키고자 함도 아니다.
이러한 체제를 통해 우리가 목표하는 바는 두려움으로부터
개인을 해방시키고자 함이며, 이렇게 함으로써
각자가 가능한 한 안전하게 살도록 하고자 함이다.
달리 말하면 각자가 살아가면서 어떤 행위를 완수할 자연적인 권리를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도록 하고자 함이다.
그렇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목표는 이성적인 인간을
꼭두각시로 변화시키고자 함이 아니다.정치 단체의 목표는 바로 자유다.
-스피노자, <신학정치론>-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다른 모든 존재와 마찬가지로 필연 법칙에 의존한다.
모든 존재와 마찬가지로 그는 끈질기게 존재하려는 경향에 이끌린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와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의 능력이 줄어들까 봐 두려워하며,
특히 존재가 멈출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성을 갖춘 인간은 자신이 의존하는 자연을 점차로 알아간다.
그는 자신이 의존하는 대상을 안다는 말이 사유를 통해
자유로워진다는 뜻임도 이해한다.
사유의 자유는 인간 본성에 새겨져 있고 침해할 수 없는 자연권이다.
그러나 이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기주의를 제한하면서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개인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생존에 대한 염려에서
일단 해방된 후에만 사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만으로는 사유를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전제정치 제도는 질서를 보장함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생각을 말하지 못하게 금지시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장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하는 이 체제는
전적으로 배격해야 하는 대상이다.
인간을 돌보는 정치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의 존중이다.
이러한 존중은 각자 사유하고 발언하며
자신의 생각을 알릴 권리가 있음을 내포한다.
정치적인 권위에 복종하기로 함으로써
개인은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권리를 포기했다.
그러나 사회생활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포기할 때도
침해할 수 없는 사유의 권리는 함께한다.
인간 본성에 내재적인 자유는 개인의 능력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자유가 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허용하는 정치체제라는 제도가 전제된다.
철학적인 사유가 민주주의와 동시에 태어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정치적인 자유를 보호하는 일은 철학자의 책임에 속한다.
표현하지도 교류하지도 않는 사유는 그 자신의 감옥이 도릴 우려가 높다.
사유의 차원에서만 존재한다 할지라도
자유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외부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자유주의적인 정치체제는 우리의 자유를 위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기반이다.
정치적 자유에 공헌하라
무슨 말이든 다 해도 되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는가?
서둘러라. 전제정치자 멀지 않다.
쏟아지는 정보에 어쩔 줄 모르는가?
깨어나라. 혼란스러우면 자유롭게 생각하는 데 방해가 된다.
새로 나온 책을 쌓아놓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놓이는가?
분발하라. 너무 가득 차면 자유가 죽는다.
그대는 시민이기 전에 소비자인가?
경계하라. 언제 그대 자신이 소비될지 모른다.
안전이 정치의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가?
자유는 어디로 가게 될지 그대 자신에게 물어보라.
검열 없이 모든 것을 마구잡이로 내놓으면서
그대의 사유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민주주의에 질문해보라.
모든 게 상품으로 변화하도록 해주는 민주주의에 질문해보라.
금융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도록 해주는 민주주의에 질문해보라.
권력에 다가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실현하는 데는 무관심한 민주주의에 질문해보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느끼는가?
그러나 그대는 그저 모범 답안에 따라 답할 뿐이다!
돈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느끼는가?
그러나 돈은 사물에 다가가게 해주지, 그대 자신에게 다가가게 해주지는 않는다!
자유로운 연상 작용*을 좋아하는가?
주의하라. 자유로운 사유는 질서 정연한 사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안에서 계속 살기 원한다면 경계수위를 높여라!
무엇보다도 안전을 우선시하는가?
주의하라. 인공 부화기 속에 곧 갇히게 될 것이다!
그대가 자유에 대해 내리는 정의는 개인주의적인가?
주의하라. 자유는 공동의 선이다!
무기력의 심연에서 얽매이지 않고 분주하게 오갈지라도 나는 듣는다.
"그 무엇보다도 안전을 원한다면, 너에게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
너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자유를 위태롭게 만들게 된다!"
*프로이트가 시작한 심리분석 치료법은
자유로운 연상작용의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식은 경계를 늦추면서 무의식적인 이미지와 기억과 느낌이 떠오르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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